지난해 시작된 복고 열풍이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19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god의 재결성까지, 추억을 노린 복고 코드가 성공하고 있다. 주점도 마찬가지다. 추억을 되살린 실내포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처럼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문화 코드'들을 살펴봤다.

◇'국민 아이돌'과 '얼짱'…우상 문화의 진화

1997년 아이돌 1세대인 HOT가 인기였다면 2000년대 초반에는 아이돌 2세대라고 볼 수 있는 god와 신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 god는 '육아일기'에 출연하며 당시 아기였던 '재민'이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고 그 후 나온 앨범에서 god만의 개성을 보여주며 국민가수로 거듭났다. 신화는 원조 '몸짱' 아이돌로 남자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신화의 경우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며 국내 최장수 남자그룹의 명예를 안게 됐다. god는 2006년 해체 후 최근 다섯 멤버가 뭉쳐 새로운 앨범을 발매해 이제는 성인이 돼 버린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았다. 또한 콘서트 좌석은 예매 시작 후 한시간 내 매진을 기록하며 국민가수의 영광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2000년대 들어 아이돌의 위상은 좀 더 친근한 '얼짱'이 건네받았다. 당시 얼짱들의 인기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높았다. 얼짱은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있기도 했다. 현재 얼짱의 인기는 예전보다 시들해졌지만 강민경·정준영·송중기 등 '얼짱 출신' 연예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든 게임 문화

국내에서 컴퓨터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후반이다. 1996년에는 바람의 나라가, 1998년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됐다. 온라인 게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 두 게임의 등장으로 실외 놀이문화는 실내로 이동하게 됐다.

넥슨에서 제작한 온라인 RPG 게임 '바람의 나라'는 현재도 활발하게 서비스 중이다. 올해로 서비스 18주년을 맞이했으며 세계 최장수 MMORPG게임으로 명성이 높다. 최근 콘텐츠를 대규모 업그레이드 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금 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현재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돼 있다. 스타크래프트2는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는 다소 인기가 낮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대회가 활발히 열리고 있고, 국내 방송사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2와 관련된 게임쇼를 진행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2000년대 초에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여러 완구 제품이 아이들의 새로운 게임 문화를 만들어냈다. '디지몬 시리즈'의 디지바이스는 가상의 캐릭터를 키우는 '다마고치'의 한 종류로 큰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의 팽이와 '유희왕'의 카드 게임 역시 완구제품으로 출시돼 문화적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완구 제품은 일시적 유행이었지만 초등학교 앞 문구점을 점령할만큼 인기가 높았다.

◇감동을 다시 한번, 90년대 만화의 부활

1990년대에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 빠질 수 없는 추억은 바로 만화다. 큰 인기를 누렸던 90년대 만화들은 최근 화려하게 부활할 예정이다. 1993년 방송된 '슬램덩크'는 총 101부작으로 최고 시청률 36%라는 기록을 세웠다. 1999년에 방송된 '디지몬어드벤처'는 총 54부작으로 높은 인기와 더불어 연이어 시리즈가 제작되기도 했다. 최근 15주년을 맞이한 디지몬어드벤처는 신작을 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0년대 만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도 인기다. 1999년 방송된 '원피스'를 추억하는 팬들을 위해 '원피스특별기획전'이 지난 16일 용산에서 열렸다. 원피스특별기획전에서는 대형 조형작품, 애니메이션 콘티와 스케치, 오리지널 피규어 전시와 원피스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어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얻었다. 원피스 특별기획전은 오는 9월 7일까지 용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문화 코드들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형태를 바꾸거나 진화하며 다시 화려하게 부활할 날을 꿈꾸고 있다. 식지 않는 복고 열풍에 힘입어 추억 속 문화 코드가 다시 한번 주류로 떠오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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