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는 10월 10일 오후 6시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시흥캠퍼스와 관련 학생총회가 열리며, 총회 결정에 따라 이들이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전면 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와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본부 1층 로비에서 '소통의 부족'을 이유로 총장의 사과와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인 후 이 달 1일부터는 행정관 앞 등 3곳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성낙인 총장은 지난 6일 재학생들에게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서 소통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 서신을 보내 공식적인 사과에 나섰다. 성 총장은 "소통 부족으로 생긴 신뢰의 간극을 이제는 긴밀한 소통으로 채워갈 것"이라며 특히 "학생이 원하지 않은 의무 RC(기숙형 대학), 특정 학년·학과 또는 단과대학 이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동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견 수렴없이 대학과 시흥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밀실 협약'이라며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다.

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육기관이 시흥시가 추진하는 배곧신도시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등 상업주의적인 모습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배곧신도시는 분양초기부터 '서울대 유치'라는 간판을 내걸고 부동산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으며, 타 신도시에 비해 부동산 프리미엄이 상당히 작용했다. 특히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가 시흥시 여야 정치인 사이에서 갈등의 쟁점이 되면서 여전히 마찰을 야기하고있다. 

경제학과 김모 학생(2학년)은 "학생 대다수가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캠퍼스 운영안과 진행 상황 등도 전혀 모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현재 학과나 단과대학을 이전하지 않겠다 했지만, 연세대와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연세대 송도캠퍼스도 애초에 학생들이 옮겨갈 계획이 없었지만 현재 1학년 모두가 그곳에서 수업 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책위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평일 오후 시간을 활용해 협약 철회를 주장하며 오는 10월 10일에 열릴 학생총회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대책위 소속 한 학생은 "시흥캠퍼스 사업비가 1조 8천억 원에 달하는데 이에 대한 대학본부의 재정 운용 계획도 비확실한 상태"라며 "이번 학생총회를 통해 1700여 명의 학생이 모여 시흥캠퍼스 추진 관련 그동안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결의를 다지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10여 년 동안 추진한 사업으로 그동안 학생들과도 충분히 의견을 나눠왔다. 이미 협약 체결은 완료된 상태라 협약 철회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세대 송도캠퍼스와는 시작점부터 다르다. 연세대와 인천시가 협약 시 상시 2~3천 명의 학생이 송도캠퍼스에 상주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서울대와 시흥시 협약에는 그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재 각 협의체와 추진위원회를 구성 중이며 앞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소통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지난달 22일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 특성화 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18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