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기술인재의 창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생계형 일반 창업자만 늘고 있다는 것이 국내 창업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 평균 폐점률은 12.0%에 달한다. 식당 수만 보더라도 1만 3천여 개가 폐점했는데 기간으로 따져보면 전국에서 하루 36곳이 폐업하는 셈이다. 업종별로 한식 2805개, 치킨집 2793개, 주점 1657개, 분식 1375개, 커피 1082개 순이다.

자영업자 700만 시대, 결국 기술창업이 아닌 일반창업자가 차별화된 경쟁력 또는 경제키워드를 읽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짙다. 

이태원에 문을 연 레드컨테이너는 시장의 변화를 읽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창업에 성공했다. 물론 성인용품이 판매 마진율이 높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경기불황 여파도 무시하는 창업소재, 도리어 불황에도 성인토이 시장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이미 업계와 소비자들도 아는 정설이다. 또 성(性)인식 전환과 함께 간통죄 폐지 등 변화가 이 시장 성장의 호전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레드컨테이너는 이런 시장의 흐름에 읽었으며, 특히 성인용품 시장의 양지화를 목표로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밝고 세련된 부띠크샵 분위기의 '개방형 매장'을 선보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레드컨테이너는 또한 거부감이 없는 기발한 디자인의 제품군을 연이어 소개하며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국내에서는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독일의 우머나이저 시리즈'를 국내 유통해 소개하고, 컵케익·아이스크림 모양의 예쁜 소품같은 바이브레이터를 선보이면서 이 시장을 과감하게 공략했다.

또한 '건강하고 안전한 성문화 조성'이라는 콘텐츠를 정하고 레드컨테이너의 마스코트인 콘돔모양의 귀여운 캐릭터 'Mr. 콘돔이'를 활용한 '콘돔 무상배포 캠페인'을 벌이면서 이슈화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는 낙태율 1위, 콘돔 사용률 최하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획이었다.

우선 캐릭터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거부감을 줄이고, 건강한 성문화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도하고 유쾌한 성담론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성인용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어필했던 것이다.

레드컨테이너 관계자는 "밝은 분위기의 오프라인 성인용품 매장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점차 음지에서 양지화되면서 이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된다"며 "성인용품이 우리 실생활에 자연스럽고 친숙한 제품으로 다가온다면 올바른 성문화의 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시장의 성장과 함께 편견을 깬 창업소재로도 조명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