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집에 돈 좀 있니'..이대 체대생들 불편한 속앓이

정유라의 등장에 이대 체육과학과 이미지 실추, 남은 학생들만 고스란히 피해

"너 집에 돈 좀 있냐, 돈 주면 갈 수 있는 학과냐"

이화여대 체육과학과는 '정유라와 부정입학'이라는 주홍글씨 낙인으로 힘들게 공부해서 입학한 재학생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정유라 사건이 연일 보도되면서 이대 체육과학과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부정과 돈'과 연루된 학과라는 안 좋은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 재학생들의 불편한 속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해 막바지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라씨가 그간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인했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해 다른 정황이 드러날지 미지수다.
정씨가 입학한 이화여대 체육과학과는 사건 당시 파장으로 전공수업의 잦은 휴강이 반복됐다. 휴강에 대한 보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당시 압수수색으로 인한 시험지 분실 등으로 성적 피해를 입은 학생도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정유라가 언론에 등장하면서 이대 체대생들은 학과 이미지 실추로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체육과학과 13학번 재학생은 "정유라가 언론에 나오면서 학교와 전공이 유명세를 탔다. 이제는 왠지 누군가 전공을 물어보는게 두려울 때도 있다"며 "이대 체대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돌아오는 질문은 정유라에 관한 것이다. 그 질문이 귀찮아 그냥 정유라 학교라고 말할 때도 있다. 사실은 정유라를 학교에서 본 적도 없고 뉴스에 나온 내용 말고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체육과학과 14학번 재학생은 "이대 체대라고 하면 집이 잘 사는 줄 오해한다"며 "학자금 대출에 알바를 뛰어가며 학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내가 힘든 것보다 부모님이 미안해하시는게 더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부모님이 진지하게 학교 친구들은 다 부자냐, 미안하다고 말씀하셔서 무척 속상했다"고 밝혔다.

09학번 졸업생은 "비리입학한 일부 애들(정유라 포함)때문에 학과 인지도와 이미지가 바닥을 치니 정당하게 입학한 학생들도 피해를 본다"며 "돈 주면 갈 수 있는 대학, 학과가 돼 억울하다. 실제로 학교를 말하면 전공을 먼저 물어보곤 했는데 지금은 어디 사냐, 집에 돈이 많냐는 등의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체육교육대학원 석사과정 중인 체육과학과 09학번 한 졸업생은 "정유라의 부모 능력도 능력이라는 무개념 발언과 믿기 어려운 지식 수준 때문에 학과 이미지 손상이 크다"며 "수능, 실기를 모두 보고 들어온 대학이며 전공실기 외에도 전공 이론, 필수 과목과 교양 과목을 이수하려고 치열하게 공부한다. 체육학과라고 운동만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정유라 사건때문에 그 편견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됐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