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직 사격선수이자 지금은 사격복 제작업체 대표로서 로얄블렛을 이끌고 있다. 중학생 때 사격을 시작해 서울시 대표로 사격 선수로 활동하면서 문화체육부 장관기, 경호처장배 등 전국 사격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12년간 딴 메달 수는 금·은·동 포함해 11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은퇴 후 특수의류를 제작하는 창업에 나서 현재 사격복 특수원단을 개발하고 있다.

Q. 사격 선수 시절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다면.

2005년 전국 소년체전에 출전했는데, 경기 후 랜덤 장비 검사에서 사격복 강도 규정에 의해 실격 처리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대회 신기록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사격복 두께 측정 결과 0.1mm 차이로 실격돼 우승 기회를 놓쳤다. 그 당시 비가 오고 습한 날이라 그런지 기후 영향을 받은 것 같고, 장비 검사를 받은 선수들 모두 실격됐다.

3년간 준비하면서 손꼽아 기다린 대회였는데, 실격 통보를 받고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였다. 이 경험이 현재 사격복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Q. 그 이후에 활동은 어땠나.

그 일을 겪고 난 후 2년간 슬럼프가 찾아왔다. 최저 등수에 가보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사격이란 끈을 놓지 않았다.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인내를 갖고 노력한 결과 2007년 전국 체전에서 3등을 했다. 전국 선수들이 출전해 실력을 겨루는 경기인 만큼 전국 3위는 값진 성과였다. 이를 계기로 슬럼프를 극복하고 이후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뽑혀 사격 선수 활동을 이어갔다.
Q. 창업에 도전한 계기는.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을 꿈꿨고, 사격복때문에 실격된 경험에 착안해 창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직접 입어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사격복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또 전문 분야인 만큼 잘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해 지난 2015년부터 창업을 준비했다.

우선 의류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중부기술교육원 패션학교 패션디자인과에 입학하고, 1년간 디자인부터 일러스트, 패턴재단, 제작 과정을 공부했다. 이어 본격적인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주최한 청년창업챌린지 1000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8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SBA 청년창업센터 입주기업으로 선정돼 교육과 공간 등 창업 지원을 받아 아이템 구체화 등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꿈을 향해 약진했다.

Q. 사격복 제작기업 '로얄블렛'의 특징은.

로얄블렛은 특수한 신소재 원단으로 만든 사격복 제작 업체다.

선수들이 입는 사격복은 우리가 입는 옷과는 달리 특수 소재로 제작돼 몸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격은 복장에 대한 규정도 엄격한 뿐더러 몸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밀착감과 통기·흡습성 확보, 호흡과 심장박동에 따른 미세떨림 방지 등 사격복 제작조건도 까다롭다.

이에 한국섬유개발원과 대한사격연맹 등 사격 및 패션, 섬유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특수소재 원단 개발 및 사격복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사격복의 필수 요소인 고정내구도 및 환경적 요인에 따른 내구도 저하 방지를 위한 특수소재 원단으로 기존 사격복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기후변화에도 옷의 변형을 최소화해 내구성을 향상했으며, 또 선수 체격과 자세, 움직임 등을 고려한 디테일함을 담은 디자인도 특징적이다.
Q. 창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나의 일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총력을 다한다. 원형탈모가 생길 정도로 압박감도 심했지만, 돌이켜보니 그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발전하는 내 자신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차다.

창업 자문을 구하기 위해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하다보면 많은 것을 듣고 배운다. 만약 창업이 아닌 취업을 했더라면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이다.

Q. 창업 과정 중 힘든 점은 없었는지.

운동 선수만 하다 창업을 막상 시작하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사업계획서 작성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패션학교에서 인연이 닿은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주변 도움을 받아 전반적인 창업 정보와 지식을 쌓았다.
Q.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은.

단순히 취업이 안 돼 창업을 한다거나, 사업 아이템만 있다고 들이대는 창업자는 반대한다. 예비창업가 10명 중 9명은 망하는 게 창업의 현실이다.

창업을 하려면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 자본력, 인맥 등 필요한 것이 많고,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 특히 우리나라 창업시장은 한 번 망하면 재기가 무척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창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자신만의 기발한 아이템과 창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꿈을 가지면 실망이 크다. 단계적으로 창업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발전해 가길 당부한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

7월 내 특수원단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8월에 로얄블렛을 본격 런칭한다. 고강도 선수용 사격복과 아울러 사격장갑, 모자, 기능성 내의 등을 다루는 사격용품 전문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내년에는 중국지사를 설립하고, 전 세계 사격복 시장을 무대로 승부수를 던질 것이다.

향후에는 펜싱이나 유도, 태권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특수경기복 전문 제조업체로 성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