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난, 대학생 중도이탈 원인..반수·유턴↑

김보람 "(네)", 이 철 "(네)", 이도희 '(...)', "휴학했어요(급우들이 입을 모아)". 방학을 마친 일부 대학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2학기가 개강하고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의 빈자리가 늘고 있다. 이는 휴학을 한 학생이 '반수'를 위해 수능을 준비하거나 졸업예정자는 수능을 통해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학 인기학과로 'U턴'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은 대졸자 취업난 악화다.

오는 11월 16일 시행되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년도 보다 응시 인원이 감소했지만 재수, 반수생 등의 비율이 전체 지원자 중 23.2%를 차지하며 13만 7532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향후 반수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입시 학원가에는 반수 특별반이 다수 개설됐으며, 상담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A입시학원 강사는 "요즘 수험생들은 반수를 통해 상위권 대학 공대에 가거나, 대학진학 후 의대 혹은 약대로 편입시험을 준비하는 추세"라며 "인문계열 학생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취업에 유리한 이공계열 재진학 및 전문대학 U턴을 결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치동 S입시학원 관계자는 "대학 첫 학기가 끝난 6월 달을 전후로 반수 관련 상담 문의가 느는 시기다. 결정의 달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 많은 학원들이 반수 특별반을 구비해 놓고 원생을 모집한다"며 "반수를 결심하는 이유는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막상 다녀본 대학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등 다양하지만 졸업 후 '취업 어려움'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6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에 따르면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 전향하는 '유턴족'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102명 △2013년 1,253명 △2014년 1,283명 △2015년 1,379명 △2016년 1,39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36명은 간호학을 선택해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선호했다.

전북지역 A대학 화학과 정모 학생은 "2학년까지 마친 뒤 휴학하고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를 준비하는 선후배와 동기들이 많다. 우리 과뿐만 아니라 생명과학이나 물리학 등 약대 입학에 필요한 기초과학 전공자들이 다수 고려해보는 진로일 것"이라며 "실제 약대생의 대다수가 화학과나 생명과학과 출신이다. 경쟁률도 높고 졸업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지방대 졸업 후 취업난에 허덕이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서울 B대학 인문계열 이모 학생은 "대학 간판을 위해 비인기 학과에 입학했지만, 취업이 어려워 전문대 간호학과를 목표로 수능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며 "당시에 대학 간판보다도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선택할 걸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중도 이탈 학생 수의 증가는 대학에도 큰 손실로 이어진다. 등록금 수입도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문을 닫는 대학만 4곳이나 속출했다.

지방권 한 대학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가 가시화됐다. 교수들은 학생충원에 압박을 당하고 최근에는 취업난에서 비롯된 재학생의 중도 이탈률까지 막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지방권 대학이나 취업에 불리한 학과일수록 심하다"며 "대학의 취업 기능을 보완하는 등 대학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