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영희 교수 "'포항 지진' 생필품·심리지원 등 재난복지정책 시급"

문영희 안산대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수능을 하루 앞 둔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에서 규모 5.4 강진이 발생했다. 크고 작은 여진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강진이 드문 한반도에선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진이 한바탕 휩쓸고 간 상흔에 포항시민은 물론 국민들은 혼돈스러워 하고 있다. 이는 평소 정부와 각 지자체 등이 지진과 자연재난에 따른 위기대처와 훈련이 상당수 결여 됐기 때문이다. 이번 포항 지진으로 대규모 인·물적 피해가 속출했다면 국민들의 큰 공분을 얻게 됐을 것이다.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대한민국, 만일에 사태 대비해야..


기상청은 지진 발생 19초 만에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곧바로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발송됐다. 포항시는 긴급 재난상황실을,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신속하게 가동했다. 수능 12시간을 남긴 시점에서 수능을 연기하는 등 정부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물론 부상자와 시설물 피해상황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적잖은 통계오류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에선 대체적으로 신속하면서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사태를 슬기롭게 풀어 나갔다.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8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했던 규모 5.8의 지난해 경주 지진과 포항지진, 2009년과 2013년 경기도 연천군의 규모 2.9 지진, 2010년 경기도 시흥시 규모 3.0 지진, 2014년 경기도 광주시 규모 2.2 지진 등 1917년부터 현재까지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모두 스물여섯 차례나 발생했다.


서울시 건축물 내진 설계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27.5%로 전국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8월 발생한 경주지진이 서울에서 발생한다면 서울시 노후 저층 조적식 기와건물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서울연구원은 분석했다.


비극적 자연재해는 단연코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비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은 사전 반복적 대응 훈련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슬픔에 잠긴 이재민, 국민이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 발휘할 때

정부와 지자체 등은 이재민을 위한 복지정책에 팔을 걷어 부쳐야 한다. 임시주거 문제를 비롯한 식사, 세면 등 최소 필수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대책이 우선시 돼야 한다.


현재 이재민들은 재난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과 상실감이 클 것이다. 이에 따라 피해 국민 지원과 상담 등을 병행하며 안정적 삶을 되찾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까지 이재민은 1000여 명. 이들은 인근 체육관에 거주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이재민을 위한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를 전달하고, 장기 거주자를 위한 온열매트와 가족용 실내텐트를 설치했다. 3년 전 세월호 침몰 당시 유가족이 머물렀던 어수선한 분위기의 진도체육관 상황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재민 지원정책은 한계가 있다. 때아닌 강진에 삶의 터전을 잃고 슬픔에 잠긴 이재민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지난 18일까지 모두 46억 원의 국민성금이 모금됐다. 전국 각지에선 구호물품이 쏟아지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새롭게 태어난 대한민국, 이번 지진으로 고통 받는 우리의 이웃을 위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