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훈 비즈미디어 기획이사는 창업 경력만 11년에 달한다. 사업 첫 해, 창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 시절도 있었다. '투자를 할 테니 사업을 해보라'는 말에 덜컥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3개월 만에 주어진 총알을 다 써버렸다. 송 이사는 "평소 나름 꼼꼼하다고 자부했는데 창업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후 그는 은행 대출을 받아서 직원들의 밀린 급여를 지급했다. 창업을 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그의 옆엔 아무도 없었다. '셀프 1인 창업자'가 된 것이다. 송 이사는 "창업 2년차에 '일단 적자를 내지 않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목적 없이 사업을 시작해 생존을 위한 사업을 하게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 이사는 그렇게 8년을 버텼고 지난 2015년 6월 '비즈미디어'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회사 대표 자리에 응용프로그래머로 15년을 넘게 일한 김수란 대표를 앉혔다. 김 대표는 송 이사의 아내로 소위 '부부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비즈미디어는 중소기업을 위한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회사가 개발한 '믹스미디어'는 광고주가 광고비와 목적 등 간단한 조건만 입력하면 미디어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광고 시장은 광고주와 매체사가 있고, 이를 중개하는 광고대행사(미디어렙사)가 존재한다. 대행사는 광고를 기획하고 이를 집행하기 위해 각종 미디어를 섭외한다. 송 이사에 따르면 300만 원 이하의 소액 광고주는 현실적으로 광고를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평균적으로 대행 수수료가 15%정도 되는데, 대행사 입장에선 2000만 원을 받든, 1000만 원을 받든, 300만원을 받든 공수(일정한 작업에 요하는 인원수를 노동시간 또는 노동일로 나타낸 수치)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광고대행사나 미디어렙사에선 소액 광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

'믹스미디어'는 미디어 플래닝과 품의서 만들기를 마우스 클릭만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또 표준화된 지표로 통합적인 광고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광고기획자(AE)가 담당하는 업무를 자동화해 소액 광고주도 쉽게 광고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송 이사는 "'믹스미디어'는 사실 2012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기존의 똑같은 광고대행업만 하고 있더라. (믹스미디어) 기획서만 몇 번을 썼는지 모르고, 3년 정도 개발을 했는데도 잘 안 됐다"며 "'한 번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법인을 새로 만들고 다시 출발했다. '믹스미디어'는 광고 시스템 개발에 일가견이 있는 김수란 대표의 역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비즈미디어는 회사 설립과 함께 둥지를 새로 옮겨 서강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터를 잡았다. 지난해 10월엔 중소기업청(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창업맞춤형사업'에도 선정돼 최근까지 수행하기도 했다.

송 이사는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사업계획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PT) 등 정부지원사업을 받는 데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함께 해줬다. 특히 PT의 경우 실전처럼 멘토링을 해줬는데 그 덕분에 '창업맞춤형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대학에서 지원하는 근로장학생도 큰 도움이 된다. 광고‧마케팅 전공자는 아니지만 인문학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자금이 넉넉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정말 필요한 인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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