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벤처붐, 쏟아지는 스타트업 속 모방사례 속출

잘 되면 베끼고 보는 상도없는 창업시장, 대기업의 제휴·인수 미끼에 뒤통수 맞는 스타트업

정부가 민간 중심으로 제2의 벤처붐을 약속했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혁신창업 생태계조성방안'을 보면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고 창업인재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스타트업의 우수한 기술력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나타나 창업시장에 희소식이 들린다. 정부 주도형이 아닌 민간이 나서 창업생태계를 개선하는 좋은 징조다.

네이버는 얼마전 우아한형제들에 350억 원, 메쉬코리아에 24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야놀자는 올해 8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소셜커머스 티몬은 500억, 카풀앱 풀러스는 200억 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의존형이 아닌 민간주도형 창업은 옳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그러나 올해도 쏟아지는 스타트업 속에서 표절 논란은 여전했다.

스타트업 스크루바의 카메라 앱 '구닥'이 지난 7월 '제이피브라더스'가 출시한 앱 '스냅킼'과 표절 논란 도마에 올랐다. 결국 제이피브라더스는 공식 사과를 했으며 스냅킼을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내렸다.

또 콘텐츠 플랫폼 봉봉은 연애상담챗봇 '타로챗봇 라마마'와 표절논란에 휘말려, 해명과 사과로 일단락했다. 대학생 스타트업 유망주인 퍼피라찌의 상품은 출시한지 2개월도 되지 않아 해외(중국)에서 상품과 디자인, 제품후기 사진까지 표절됐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도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지난 8월 (주)엄마사랑이 이그니스의 랩노쉬와 유사한 '식사에 반하다'라는 제품을 대형마트를 통해 판매하면서 마찰이 심화됐다. 조사에 착수한 특허청은 '식사에 반하다'가 이그니스의 아이디어를 침해한 모방상품이라고 판단, 결국 유통이 금지조치를 내렸다.
대기업의 베끼기 횡포는 더 악랄하다. 제휴나 인수를 미끼로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빼앗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요금 지로 납부 서비스, 문화체육관광부의 인디밴드 정보공유 사이트,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정보원 교육 앱 '꿀박사', 네이버의 얼굴인식 카메라앱 '스노우', '참여번역Q', 카카오의 '한글 맞춤법 프로그램', 모바일 주차서비스 앱 '카카오파킹' 등등.

이는 모두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모방했다는 논란시비가 끊이질 않는 사례다.

게임개발업체 A대표는 "대기업에서 어이없는 조건으로 제휴·인수를 제안해 거절했더니 3개월 뒤에 동일한 서비스가 출시됐다"며 "스타트업이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며 규모의 경제와 법정공방을 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김민규 변리사(모든특허 대표)는 "스타트업은 아이디어 개발이나 기술확보에 초기 창업자금을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특허출원, 상표등록, 저작권등록 등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고생 끝에 얻어낸 결실이 표절논란이 휘말리지 않도록 선택이 아닌 필수로 특허등록을 하는 것이 향후 불상사를 예방하는 길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창업지원 기관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위해 특허, 저작권 등록 등 정부지원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벤처의 자산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