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임용고시, 채점기준 비공개..수험생 불편 확산

응시생, 작성 답안만이라도 공개요구 '행정편의주의' 지적

중등 교사 임용고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명확한 합격 여부 기준을 요구하는 수험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1차 합격 결과 발표 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재채점 및 답안확인을 요구하는 수험생의 게시글이 쇄도했다.

평가원은 이러한 게시글에 대해 "채점 시 입력 점수 누락이나 점수 합산오류 등 전산 상의 오류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주관하고 평가원이 시행하는 중등 임용고시 1차 시험은 기입·서술·논술형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합격여부와 총점 외 명확한 채점기준과 모범답안, 문항별 취득점수는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중등 임용 응시생은 가채점 점수와 상이한 시험결과에도 틀린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한 오답풀이가 불가능해 공교육을 이끌어갈 예비교사가 사교육에 내몰려 일선 강사의 답안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1차 시험 후 비효율적인 대비에 대한 원성도 높다. 임용시험은 1차 필기 합격자를 대상으로 2차 실기 및 수업실연, 교직적성심층면접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하지만 채점기준이 확인할 수 없어 합격여부 예측이 힘든 수험생은 1차 시험 이후 결과발표까지 한 달여간 2차 시험을 준비할 것인지, 내년도 1차 재시험에 도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특히 예체능 등 실기과목 응시자의 경우 기약 없는 합격을 기다리며 2차 시험 준비를 위해 실기 학원을 등록한다. 1차 합격 통보 후 2차 시험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은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데 촉박하기 때문이다. 합격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을 경우 수십만 원에 달하는 학원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수학과목에 응시한 박모 씨(30·경기)는 "합격권이라고 예상했던 이번 시험에서 가채점에 비해 3점이 낮게 나와 불합격했다"며 "납득하기 힘든 점수에 작성 답안 공개만이라도 요청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문제가 없다는 것 뿐,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체육과목에 응시한 김모 씨(28·여·서울)는 "예상과 다른 채점 결과를 받아들이더라도 다음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떤 문제를 잘 못 풀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가원 관계자는 "모범 답안을 공개하면 그 외 많은 유사 답안을 작성한 응시자는 모두 이의 제기를 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타당성 여부 논란과 심사 등으로 현재 임용시험후보자 선발 일정 속에서 임용시험을 관리하기 어렵고,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등 서술형 시험에서도 모범 답안과 채점 기준 비공개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25일부터 한달간 진행된 '중등 교사 임용 시험의 답안과 채점 기준 공개에 대한 청원'에 58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행정편의주의를 지적하고 수험생의 알권리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