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승무원 입사지원서에 집안배경은 왜...

직무능력보다 외모에 편중된 채용기준 경향 강해, 등여드름 때문에 항공승무원 최종면접 탈락고배

국내 항공사 승무원 선발 기준에 집안 배경과 외모가 포함돼 응시생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E항공사는 최근 2018년도 상반기 객실인턴승무원을 모집하면서 입사지원서에 지원자 가족의 개인정보 외에 학력, 직장명, 직위까지 기입하도록 했다.


또 J항공사 운항승무원 입사지원서에도 가족 구성원의 직업 등 불필요한 정보기재란이 포함됐다. 

항공사의 이 같은 선발기준은 학연과 인맥을 지양하고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블라인드 채용제도 확산 추세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E항공사에 지원한 임모(23)씨는 "가족의 학력을 비롯해 구체적인 직장과 직위까지 적도록 해 당혹스럽다"며 "가족 사항 입력이 필수가 아니라 우선 공백으로 뒀지만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지원자 김모(22)씨는 "아버지 직업이 승무원이 되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항공사의 채용기준과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직의 특성상 친절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외모에 비중을 둔 채용 기준도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일부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 채용 방식을 두고 외모 절대평가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해당 항공사는 별도의 서류 없이 참가자들이 60초 분량의 자기소개 동영상을 제출하도록 하고 네티즌의 투표를 받게 했다.

지난해 이 항공사에 지원한 장모(24)씨는 "지원자의 열정과 창의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라지만 짧은 시간 내 영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최대 강점은 결국 외모"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 기내에서 중소기업 대표 아들의 난동을 여성 승무원들이 막지 못해 외모만 중시한 승무원 채용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항공사가 채용기준을 개선하진 않고 있다.


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한 외국계 항공사 최종면접에서 등에 난 여드름 때문에 지원자를 탈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사 면접관은 얼굴에 여드름 흔적이 있는 지원자를 화장실로 따로 불러내 등 부위의 여드름을 확인하고 피부과 치료를 권고했다. 그 지원자는 결국 최종 불합격 처리했다.


국내 항공사 4년차 승무원 김모(26)씨는 "각 항공사마다 원하는 인재상과 메이크업, 헤어 등 스타일이 다르다"며 "채용 기준에 맞춰 서비스 마인드, 외국어 구사, 응급상황 대처 등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하지만, 서비스직 특성상 외모에 대한 평가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무원이 되도 항상 몸매 관리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휴직 후 복직을 하려면 다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외모관리가 안되면 불가능하다. 결국 능력 안에 외모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