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허위 청구해 21억 원 빼돌리 전 K대 교수 구속

산학협력단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연구용역비 약 21억 원을 챙긴 전직 서울지역 K대 교수가 구속됐다. 또 범행에 가담하거나 뇌물을 받은 공무원 등 9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K대 산학협력단 연구소 본부장 겸 겸임교수였던 김모 씨(52)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전 교수는 지난해 5월 K대에서 해임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허위 직원을 연구소에 올려 인건비를 산학협력단에 청구한 뒤 이를 되돌려 받고, 연구용역을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특정 법인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신고해 연구용역비를 유용했다.


또 서류상으로는 자신이 사적으로 운영하는 연구소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놓고 실제 일은 대학 연구소 직원들에게 시키기도 하는 등 총 21억여 원의 연구용역비를 빼돌린 혐의다.


아울러 김 씨는 지난 2009년 2월~2017년 5월 연구용역을 자신의 연구소 쪽으로 계속 수주해 달라며 기상청 공무원 등에게 총 46회에 걸쳐 6000여만 원의 뇌물도 준 혐의도 받는다. 조사결과 연구소 팀장들은 김 씨의 지시로 현금이 담긴 흰 봉투를 종이가방에 넣은 뒤 직접 해당기관을 방문하거나 퀵서비스를 이용해 뇌물을 건넸으며 또 일부는 향응 접대, 술값 대납 등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2014년 6월 실시된 제1회 국가공인 원가분석사 자격시험의 채점위원으로 위촉됐을 당시 시험 시행 초기여서 관리감독 체계가 허술한 점을 틈타 제출된 답안지를 직접 수정해 채점하는 방법으로 친동생을 합격시킨 혐의도 있다. 당시 채점위원장도 딸의 답안지를 수정한 혐의가 확인돼 입건됐다.

이 밖에 김 씨는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특정 분야 용역 수주를 위해 토목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불법 대여해 그 대가로 연간 350만~5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빼돌린 돈을 생활비, 자녀 유학비 등 대부분 사적으로 썼다고 진술했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관련 부처에도 제도 개선 등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