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일회용컵 단속, 카페업주는 설상가상

'환경 보호를 위해 지향하지만, 당장은 여러 부작용이 불가피'

단기간에 커피 문화가 급성장한 국내 카페 수는 올해 초 기준 8만 여개에 육박한다. 편의점처럼 카페가 한 집 건너 한 집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260억 개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카페 일회용컵의 플라스틱 재질도 제각각이어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를 개선하고자 환경부가 8월부터 카페 일회용컵 사용 단속을 나섰다. 그러나 규제의 화살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작은 카페에 명중했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이미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차례 몸살을 앓았던 영세 카페들은 부담스럽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카페 운영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따로 설거지 전담 아르바이트생을 뽑아야 한다", "머그컵과 유리컵을 추가로 구입해야 하며, 연이은 컵 도난 사례도 당혹스럽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한차례 더 오른다는 소식이 두렵다",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고 잠깐만 있겠다는 일부 손님과 실랑이로 직원들이 피로하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영세카페 점주들의 공통된 푸념이다.

경기도 광교에 위치한 A카페 점주 임모(38·여)는 "최저 임금인상 여파에 이어 일회용컵 단속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손님이 몰리는 바쁜 시간대에 계속 쌓이는 유리컵을 처리하려면 설거지 전담하는 추가 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천 오정구 S카페 사장 정모(39)씨는 "이번 정책 도입 이후에 매장에서 사용할 예쁜 유리컵을 추가로 장만했는데 하루에 기본 1~2개 컵이 없어진다. 왜 가져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설거지 문제 때문에 매출은 그대로인데 인건비는 더 들게 됐다. 내년에 최저임금 인상이 한번 더 시행되면 카페를 접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다수의 커피 소비자가 환경보호 취지에 공감하며 이번 일회용컵 줄이기에 동참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인천 서구 D카페 점주 김모(41·여)씨는 "매장에서 일회용잔이 보이면 안되는데 일부 제멋대로인 손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커피콩을 받으러 간 사이에 알바생과 단골고객이 일회용컵 때문에 큰 소리로 언쟁을 벌여 난감했다"며 "최근에도 잠시 머문다고 일회용컵에 커피를 담아줬지만, 계속 앉아있는 상황을 보면 내쫓을 수도 없고 단속에 적발될까 조마조마했다"고 토로했다.

대형 커피 프래차이즈는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대안을 찾는 모양새지만, 영세 카페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