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이, 가상번호 10개만 필요한 O2O 사업자도 'OK'

숭실대학교 창업지원단 우수기업 전재혁 대표 "광고주, 고효율·저비용 마케팅 실현 가능"

콜 인텔리전스 전문기업 에네이(eney)의 전재혁(사진) 대표는 대학생 창업이 꿈이었다. 그는 과거 숭실대학교에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이디어 공모전에 입상해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를 견학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한 스타트업을 방문했고 3년째 월급도 못 받고 밤새서 일하고 있는 기술이사를 만났다.

전 대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물어봤다. 그러자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돈이 목적도 아니고 사업 아이템이 좋아서도 아니다. 단지 지금의 대표와 함께 일하고 싶어서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대답을 들었다"며 "이 같은 기업가정신, 창업 문화에 크게 매료돼 마음 속 창업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대표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고, 창업보다는 취업에 무게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이후 한 기간통신사에 입사해 창업을 저울질하며 때를 기다렸다.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11월 창업을 시작했다. 에네이는 고객이 모바일 광고를 하는데 있어 어떤 검색 키워드와 홍보 채널을 통해 전화 문의가 왔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시각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대표는 "당시 O2O 플랫폼이 활성화하는 시기였고, 050 가상번호를 제공하는 '패치콜' 서비스를 론칭했다"며 "'패치콜'은 주로 O2O 사업자가 자신의 플랫폼에서 가맹점으로 유입되는 콜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기존 기간통신사에선 가상번호 1만개를 일괄적으로 부여하고 월 이용요금을 받았다. 하지만 별정통신사업자인 에네이는 업계 최초로 가상번호를 10개, 100개, 500개, 1000개 등 차등 부여하고 이에 따라 월 이용요금도 상이하다. O2O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스타트업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소규모 사업자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하는 가상번호 수를 고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에네이는 단순히 050 가상번호만 제공하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050 가상번호별로 '컬러링'을 제공하고, 사용자 동의 후 '전수녹취'도 가능하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통화가 끝난 발신자에게 이벤트 정보나 URL을 전송하는 '콜백메세징' 기능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에네이의 또 다른 서비스인 '패치콜BI'는 고객의 콜로그(전화통화 기록)와 웹로그(웹 사이트 방문자 기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대시보드로 시각화한 서비스다.

전 대표는 "'패치콜BI'는 고객이 문의전화 또는 주문전화를 걸기까지 거친 모든 플랫폼(검색엔진, SNS 등)과 검색어를 분석하고 유입경로를 추적한다"며 "기존 개별적으로 분석하던 콜로그와 웹로그 데이터 등 이종(異種)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면 광고효과 및 구매자 성향을 동시에 파악하고 이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주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효용성이 높은 광고를 집중 공략하고, 불필요한 광고에 수반되는 비용은 절감해 고효율·저비용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에네이는 지난 2015년 2월 숭실대학교 내 벤처중소기업센터에 입주해 현재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7월 숭실대의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3000만 원의 사업아이템 고도화 비용을 받았으며, 지난해 9월엔 후속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2000만 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받았다.

전 대표는 "숭실대 창업지원단을 통해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며 "매년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내년엔 2명을 더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구성원이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대표 역량과 회사의 비전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