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서울 집 구하기 넘사벽...'직장에서 멀어져 간다'

"직장은 서울이지만, 치솟은 서울 집값 때문에 수도권 외곽으로 이사 갈 수 밖에...'인(In)서울' 내 집 마련은 언감생심"

내년 1월 결혼식을 앞둔 강모(30·여) 씨는 신혼집 문제에 골머리가 아프다. 결혼비용을 제외하고 집값에 보탤 수 있는 여윳돈은 1억 원 남짓. 둘 다 서울에 직장이 위치해 회사 근처에 집을 얻고 싶지만 최근 몇 달간 치솟은 서울 집값에 황망할 따름이다.

강 씨는 "몇 달 동안 부동산 앱과 인터넷을 뒤적이고, 발품을 팔았지만 서울 전 지역의 집 매매 가격이 오른 동시에 전셋값도 덩달아 올라 서울 신혼집은 포기하고 결국 경기도 지역에 전세를 얻었다"며 "최근 떠들썩한 서울 집값 이야기에 무리해서라도 집을 구해야 했나 싶지만 대출 금리가 올라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신혼인 양모(30)씨는 "우리 부부 둘다 직장이 서울인데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면서 거의 2년 주기로 이사를 다니고 있다"며 "올해 초 서울 한 구도심에 힘겹게 전세를 구했지만,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서울에서 전세 떠돌이로 전락할지 인근 경인지역 신도시로 이사할 지 기로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번 정권 들어 8.13 대책부터 지난달 9.13 대책까지 총 9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계속해서 바뀌는 기준과 개정안에 혼선만 야기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근 신혼 기간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있으면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청약제도 개편안도 논란이 됐다.


이런 정부의 규제로 최근 서울 집값이 조금씩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이미 최대 수억에서 수십억 원까지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에게 서울 집 구하기는 꿈 같은 일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1406만 원, 매매가는 3.3㎡당 2594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가격은 3.3㎡당 4253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부동산114, 18.10.18일 기준).

몇 달 전 결혼식을 올린 김(29·여)씨는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끝자락에 겨우 집을 매수했다. 김 씨는 "남편 직장이 강서, 나는 강남 쪽인데 주변에서 전세로 돌아다니면 2~3년마다 이사비용에 부동산 수수료까지 약 300만 원, 차라리 대출 연이자 300만 원이 나을뿐더러 빨리 서울에서 집을 사야 한다는 소리에 무리해 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서 드물게 저렴했던 지역에 집을 구했지만, 남편 통근시간만 왕복 4시간"이라며 "하루에 몇 번씩 집 시세를 확인할 정도로 혹여 떨어질까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구로구 근처에 전셋집을 구한 신혼부부 2년 차 김모(32) 씨는 "계속 변동되는 부동산 대책에 난감하다"며 "최근 대출 규제로 집 사기도 힘들고, 대출 개선 방안 역시 현실성 없는 자격 기준과 집값 상승률보다 낮은 대출가액에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서울지역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 수요자들 사이 '어떻게든 서울에서 버텨라'라는 정설이 있다. 서울에서 한 번 벗어나기 시작하면 다시 돌아오는데 진입장벽이 높아져 평생 '인 서울'은 하기 힘들다는 의미다"며 "실제 6년 전 기준으로 청라신도시, 부천, 수원 등 경기도 신도시에 신혼집을 얻은 부부와 서울에서 집을 구한 부부가 현재 부동산 가치에서 희비가 엇갈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