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필연적이다. 올해 국내 판매된 전기차는 약 2만 8000대며, 가까운 중국과 일본도 전기차 확대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기조 덕분에 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구권 국가 역시 전기차 핵심기술 개발에 대한 선두주자 경쟁이 치열하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도 집중 조명을 되고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주행시간과 거리가 많아질수록 노화로 인해 용량이 줄어든다.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5년 주기로 자동차용 배터리의 성능을 잃는 교체 주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차량용에 한해서다.

이 폐배터리로 생활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에너지원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력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최우진 교수(사진)는 배터리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마치 우리가 건강검진을 할때 의료기기에 올라서면 체지방 등이 몸 상태 진단이 수치로 나오는 방식처럼 폐배터리를 분해하는 것이 아닌 '비파괴 방식의 검사'로 상세 진단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했다.

최 교수는 "배터리는 그 특성이 매우 비선형적이어서 사용 환경·패턴에 따라 수명이 달라져 고장의 가능성을 사전 진단하기가 어렵다"며 "통상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5년을 주기로 교체 시기가 찾아온다. 하지만 교체해야할 배터리가 차량용으로 부적합할 뿐, 생활용 등 다른 영역에서 10~15년까지 그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전기차 배터리 모듈별로 노화 정도를 구분해 재사용이 가능한 상태의 배터리 모듈을 선별하고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둔 이 배터리 모듈 진단장치는 '전기화학적 임피던스 분광법(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을 활용해 비파괴적으로 배터리 모듈을 진단하기 때문에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 △새배터리 품질관리 및 진단 △전기회로 주요부품 품질관리 등 다양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이 분광법은 전기화학에서 배터리, 연료전지, 커패시터 등의 전기화학적 에너지 디바이스의 임피던스 스펙트럼을 측정해 내부 화학 반응의 활성도나 디바이스의 물리적 성질을 분석하는데 널리 사용하는 비파괴 분석법의 하나다.

현재 이 기술은 전기회로의 주요부품인 '슈퍼커패시터' 국내 제조사인 V사가 도입해 품질 관리와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전기차가 많이 도입된 제주도에서 전기차 패배터리 상태 진단과 재사용에 혁신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최 교수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정부 정책기조, 충전소 문제 등 여러 해결 과제가 산적했지만, 전기차는 자율주행차와 함께 미래형 고부가가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우선 내년 초부터 제주테크노파크와 함께 제주도에서 이 진단 장치의 상용화를 본격화할 것이다. 또한 정부 주도형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된 중국 진출에 이어 서구권 국가로 진출 계획을 잡았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창업 소식에 만류한다는 동료 교수가 많았지만, 그가 창업을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론 학문에 국한된 교육을 실용 학문으로 탈바꿈해 기술 창업의 상용화 선례를 남기려는 포석이다. 이를 통해 제자들에게 기술 창업의 가치를 공유하고 배운 교육을 기반으로 창업에도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더나아가 창업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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