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54만 원 수요 '뚝'..지방은 초토화

"경기가 어려운 탓인지 지난해랑 비교하면 수요가 뚝 떨어졌다. 그나마 서울권은 그나마 다행이지 지방은 심각한 상황이다.(공인중개사 관계자)"


"작년까지 원룸에서 지냈지만, 이번 학기부터는 편도 2시간 30분 거리의 통학을 감수하기로 했어요.(서울 K대학 3학년 김모군)"

새학기 대학가 일대에 벌어지던 '방 구하기 대란'이 예년같지 않다. 공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대학가에 위치한 5~7㎡대 원룸의 월세가 평균 50만 원대를 웃돌고,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의 여파로 부동산을 찾는 학생의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이 작년 1~12월까지 서울지역 주요 대학가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 등록매물 5000건의 보증금을 1000만 원으로 일괄 조정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용 면적 33㎡이하 원룸 월세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평균 54만 원이다.

월세가 가장 비싼 대학가는 서울교대로 56만 원에 달했으며, 홍익대가 54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건국대·경희대·연세대·한양대 48만 원, 숙명여대 47만 원, 중앙대 43만 원 등의 순이었다.

주요 대학가에 위치한 부동산을 통해 원룸 시세를 조사한 결과, 연세대 인근 5~7평 원룸의 경우 평균 월세 50만 원 이상이며, 보증금은 500~1000만 원 사이다. 최대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70만 원이었다. 홍익대는 평균 보증금 1000만 원에 55만 원 수준이다.

한국외대는 비교적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원룸(1~5년, 4.5~5㎡)의 경우 평균 보증금 1000만 원에 55만 원선이며, 관리비는 5만 원. 신축 원룸은 보증금 1000만 원에 65~70만 원, 관리비는 7만 원이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작년 대비 학생 수요자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학생이 대학 인근에 집을 구하지 못한 경우 대학과 멀리 떨어져 비교적 월세값이 저렴한 곳에 자리를 잡거나 지인 2~3명과 함께 한 집을 구해 셰어하우스 형태로 월세 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집이 멀어도 통학을 감수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연세대 인근 A부동산 공인중개사 박모 씨는 "원룸은 학기를 앞둔 1~2월에 가장 수요가 높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도 수요의 차이가 심하다. 이전에는 매물을 올린 후 한 달이면 대부분 다 나갔지만 요즘은 두달이 넘도록 공실로 남은 원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집이 안 빠질 경우 집주인을 설득해 월세 3~5만 원을 깎어서라도 빨리 세입자를 들인다. 만약 시즌 중에 팔리지 않으면 집주인이 장기간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과거에는 비시즌에도 공실이 금방 나갔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인근 B부동산 직원 김모 씨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2~3명의 학생이 집을 보고 갔다. 작년에는 하루에만 7~8명이 다녀간 것에 비하면 수요가 많이 준 것"이라며 "경기가 어려워진 탓인지 방을 찾는 학생들이 몇 없고, 멀더라도 통학하는 추세"라고 귀뜸했다.

지방 대학가 원룸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의 대학이 정원 감축을 전개, 유독 지방대학의 학생 수가 줄면서 그만큼 원룸 수요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대학가에 투자형으로 최신식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생기고, 대다수의 대학이 기숙사 증축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원룸 공실율이 높아지자 지방 대학가는 직접 세입자 구하기에 나선 집주인을 중심으로 호객 행위를 하는 사태까지 비일비재하다.

충주의 한 국립대 주변 원룸촌의 경우 10달치 방값을 작년보다 20~40만 원 내렸지만 여전히 일부 원룸은 공실이 발생해 집주인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처지다.

충청권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권 대학의 월세 다수가 50만 원대인 것에 반해 대전, 대구, 경산, 전주 등 지방 대학가 원룸은 월세 평균 가격이 30~50만 원 정도지만, 오히려 지방에서 세입자 구하기 경쟁이 더 치열하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정원감축이 이런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