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新풍속도, '집단·개인주의' 두 기류를 아시나요

대학 '똥군기' 악습 여전한 가운데 선후배 간 호칭 '~씨' 개인주의 확산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는 두 기류가 흐른다. 대체로 집단주의 성향이 사라지는 추세다. 청년 취업난에 이은 '무한경쟁'이 개인주의를 확산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부 학과, 모임에선 후배 잡는 일명 '똥군기'가 반복되고 있다.

◆ 불필요한 인간관계 피곤..."선배님" 대신 "~씨"
서울 H대학에 다니는 임모(26) 씨는 전공 수업 조별 과제에서 팀원으로 처음 만난 후배가 '선배'라는 호칭 대신 '~씨'라고 불러 당황했다. 자신이 같은 과 선배임을 알고 난 후에도 호칭의 변화는 없었다. 임 씨는 처음에 어색했지만 수평적이고 민주적으로 변한 대학 문화가 차라리 편하다고 말한다.

임 씨는 "조별 과제에서 2년 차이 나는 후배가 '선배'라는 호칭 대신 이름 뒤에 '~씨'를 붙여 불렀다. 4년간 대학의 호칭 문화가 많이 변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제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1학년 때만 해도 선배-후배 호칭이 존재했다. 선배가 후배 밥도 사주고 대학생활 정보도 공유하는 등 끈끈한 정이 있었다"면서 "요즘은 선배 호칭을 강요하면 '꼰대'로 통한다. 현재 일부 동아리를 제외하고 대학 내 거의 모든 집단에서 기수제는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서울권 S여대 양모(25) 씨도 최근 학과 조별과제를 하면서 선후배 간 이전과 달라진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3살 어린 후배로부터 'oo씨'라고 들으니 뭐라 대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며 "선배 또는 언니라는 호칭보다 '~씨'라고 하니 후배와 거리가 멀어지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K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6) 씨는 "계획적인 취업 준비 등 입학 후 자기계발이나 스펙에 도움이 되는 활동만 골라하는 추세다. 또한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학생이 늘면서 선배-후배 호칭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똥군기...일부 학과, 모임에서 '반복되는 악습' 여전

그렇다고 대학가 집단주의의 병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배의 부조리한 갑질 행태, 후배를 강압적으로 길들이는 이른바 '똥군기'의 악습은 존재한다.
지난 1월 페이스북 캠퍼스 대나무숲 페이지에 세종시에 위치한 대학의 한 재학생이 학생회의 똥군기를 폭로해 논란을 일으켰다.

고발 글에 따르면 해당 학교 학생회는 캠퍼스 내 연애(CC) 금지는 물론 옷차림이나 행동까지 규칙으로 정했다. 구두나 반바지, 치마, 민소매 착용이 안 되고, 귀걸이와 반지도 금지했다. 다리를 꼬거나 벽에 기대는 행위도 학내에서는 금지 행동으로 규정했다.

이 밖에도 지각한 학생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운동장 30바퀴를 뛰라고 시켜 한 학생이 쓰러진 사례와 고향집 또는 병원에 갈 때도 과대표와 학회장에게 일정 양식을 보고해야 한다는 등 부조리한 학칙 22가지를 고발했다. 이후 학생회는 해명 글을 올렸지만 추가 제보까지 불거지자 학교가 서둘러 진상 파악에 나서면서 일단락 됐다.

올해 S대를 졸업한 A씨는 대학 시절 5분 안에 카카오톡 답장하기, 새벽에 전화해서 고함 지르는 선배, 화장과 의상 제한 등 다양한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성 빈뇨' 증상을 앓게 됐다. 현재 취업한 A씨는 빈뇨 증상때문에 직장에서 난감할 때가 많다.

얼마전 홍익대 응원단 아사달이 내부악습과 잘못된 군기 문화로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발 내용을 보면 △연대책임과 집합 문화 △훈련 중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 갈 때 선배의 허락 요구 △훈련 시 보호대 착용 금지 등등.

지난해 한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에서 전국 대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대학 군기 문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6%가 선배의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