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희망기업 옛말...외국계 기업의 '반전'

사회초년생의 희망기업 순위에 꼭 드는 외국계 기업, 그러나 막상 입사하면 국내 정서와 다른 채용 방식·조직 문화·근무 형태가 괴로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와 헤드헌팅 전문포털사이트 HR파트너스가 직장인 1103명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 현황에 대해 조사 결과, 외국계 기업에 다닌다고 응답한 133명 중 33.1%(44명)가 직무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는 대기업 직장인(24.6%)이나 중소기업 직장인(21%)에 비해 높은 수치다.

현재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신입사원들에게 '희망기업의 반전'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출근할 때 고민 없이 흰색 와이셔츠를 꺼내 입는다.

일본계 회사에 입사한 A씨는 출근할 때 '뭐 입을까?'라는 고민이 전혀 없다. 회사에서 무조건 흰색 와이셔츠에 어둡거나 파란색 계열의 넥타이만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 보수적이고 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특히 일본계 기업은 직원들의 복장을 엄격히 규제하는 경향이 짙다.

얼마 전 A씨가 지인한테 선물 받은 초록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출근했다가 '팀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튀는 색 넥타이'가 불러온 참사는 임원급 상사로부터 질책을 시작으로 직책 별로 '내리 혼쭐'이 나는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자신 때문에 전 직원이 회사내 복장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이렇듯 복장 하나만으로 유추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때로는 A씨에게 퇴사를 고려하게 한다. 모든 업무가 구체적으로 세분화, 체계화됐다. 그러나 보고 체계의 서열화, 업무 효율성보다 형식과 절차가 강조되는 업무 환경 등은 답답하다.

B씨는 "우리 회사의 전체 분위기는 숙연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짝만 튀는 직원이 있다면 도마 위에 오르는 분위기다"면서 "예전엔 회사 구성원 모두가 일본 본사에서 일정기간 의무 근무를 해야 했지만, 본사에서 '한국인 근로자는 시끄럽다, 튄다'는 지적사항때문에 해외근무 기회도 사라졌다. 그만큼 조직문화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 "더 영(Young)하고 키치(Kitch)하게 디벨럽(develop) 해주세요", 외래어 아닌 정체불명의 언어 소통

"캐주얼(Casual)하지만 엣지(Edge)있게 그리고 Brand Tone&Manner에 맞춰 모던(Modern)하게 만들도록 하세요"

독일계 기업 C사에 입사한지 3개월된 B씨는 직장상사의 업무 지시때마다 귀를 쫑긋 세운다. 다른 직원들은 이미 익숙한 듯 정체불명의 외래어 복합문장을 듣고 척척 알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일단 A씨가 업무를 시작한다. 직장 상사는 업무에 대해서 "라이브(Live)시점은 다음주 중순으로 맞춰주세요", "타임릴리(Timely)하게 팔로업(Follow-Up) 부탁합니다", "퀄리티(Quality)와 스케쥴(Schedule) 잘 맞춰 주세요", "상단이 다소 비지(Busy)합니다" 등 알아듣을 때도 있지만, 해석이 난해한 업무 지시도 상당하다.

A씨는 아무리 외국계 회사지만 콩글리시가 난무하는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상사의 업무 지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반려되는 기획안이 많고, 수정작업 역시 힘들다.

또한 외국계 기업은 별도의 교육 기간 없이 개인 스스로 업무를 파악하고 익혀야 하는 분위기도 큰 난관이다. 선배의 도제식 교육보다 개인 역량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그는 "명확하지 않은 언어로 업무 지시를 받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다. 특히 신입사원도 몇 년차 경력자처럼 모든 업무를 능숙하게 해야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토로했다.


◆방 구하다가 전화 면접, 합격까지...

서울 S대를 졸업한 취준생 C씨는 최근 전세방을 구하러 다니다, 얼마 전 지원했던 한 외국계 회사로부터 1차 면접 전화를 받았다. 그는 회사로부터 미리 일정 안내를 받지 못했던 탓에 당황했다.

심지어 전화 온 회사는 C씨가 지원한지 한 달이 넘은 곳이었다.

결국 구경하러 간 집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집 화장실에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했다. 문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듣고 있으니 큰 소리로 말하기도 조심스러웠다.

전화상으로 영어 면접을 마친 그는 "인생에서 손꼽을 만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반기로 공채 시즌이 정해져 미리 면접과 연수 일정을 공유하는 국내 기업과는 달리 외국계 기업은 불친절했다. 면접관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전화로 1차 채용이 이뤄진다. C씨는 외국계 기업은 2~3주에 한번씩 채용 지원서를 확인하고 또 다시 2~3주 후에 불시 면접을 보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회사에 입사한 뒤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