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의 말(言)과 정유라의 말(馬)...평행이론?

정유라가 비선실세였던 어머니가 준 말로 금메달을 땄다면, 조국 후보자는 여러 의혹과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타고 청문회장으로 향한다. 평행이론일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위장전입부터, 가족펀드 운용, 모호한 부동산 거래 등 각종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론이 잠잠했지만,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에서 발목이 잡혔다.

이번 의혹들은 자녀 교육 문제에 유독 민감한 '국민정서'를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조 후보자 딸의 특혜의혹이 연일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그의 딸은 고교 2학년 시절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면서 의학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 3학년 때는 공주대에서 3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해 생물학 관련 논문의 제3저자로 등재됐다. 이 스펙은 고려대 진학에 주효했다. 또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두 번 유급을 당하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별의별 특혜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

평범한 청년들과 학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공분하고 있다. 이미 여론은 조국 성토장이 됐다. 여당은 "보편적으로 있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조국 수호에 나섰지만, 불난 집에 기름만 부었다.

정확하게 3년 전인 지난 2016년 무더웠던 8월. 필자는 후배기자들과 함께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으로 시작된 이화여대 사태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 의혹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보도된 기사만 8건, 한꼭지 기사마다 댓글이 폭발했다.

당시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 너희 부모탓을 해"라는 희대의 팩트 폭격으로 전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특히 '자녀의 교육 특혜'에 민감했던 여론이 정권교체로 이어지는 아킬레스건이 됐다. 아직도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그 강렬했던 기억이 안주감으로 삼곤 한다.

그런데 현재 8월 시기도 미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3년 전 취재 당시 더운 공기마저 흡사하다. 국민적 눈높이를 빗겨간 사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똑같다. 이게 바로 평행이론인가?

다른 점은 그 당시 정유라의 '탔던 말'이 문제라면, 이번에는 조국 후보자가 '내뱉은 말'이 문제다.

그의 트위터 어록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춰야 한다. 학계가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

"모두 용이 될 수 없으며...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이 세가지 어록만 봐도 '귀족진보의 이중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마치 과거의 조국이 현재의 조국에게 보내는 뼈 때리는 메시지다.

알렉스 퍼거슨의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명언이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서두르자", 자유한국당은 "검증 더하자, 미루자"로 대치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필자에게 "현 정권의 지지층 중 20~40대 여성이 많은 만큼 조국 후보자의 자녀특혜 논란(여성층에게 민감한)이 해결되지 않고 장관임명이 되면 지지율 하락과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까지 우려된다"고 귀띔했다. 듣고 보니 참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각설하고 필자는 이번 이슈에 대해 "누구든지 불법, 편법, 도덕성을 모두 떠나 나쁜 짓을 할때는 정의로운 척은 제발 하지 말자"로 마친다.

물론 "앞으로 위정자들이 청년에게 박탈감 등 상처주지 말도록 노력하길 바란다"는 결론을 맺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숱한 학습효과로 '씨알도 안 먹힌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