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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과 기업혁신③]융합과 프로세스/공정 혁신

 

김덕현 new기술혁신은 그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일반적으로 제품혁신(product innovation)과 공정혁신(process innovation)으로 나뉜다. 영어로는 똑 같은 process지만, ‘공정’은 통상 각종 재료, 부품 등을 투입해서 하나의 제품을 설계-제조-조립-시험-양산 하는 과정에, ‘프로세스’는 서비스의 생산이나 사무관리 작업에 각각 사용된다. (이 글에서는 ‘공정’을 ‘프로세스’를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할 것이다.)

제품혁신이 기존 제품의 개선 또는 신제품의 개발을 포함하는 것처럼 공정혁신은 기존 공정의 개선 또는 새로운 공정의 개발을 포함한다. 제품/서비스의 수명주기 관점에서 보면, 공정에는 설계 이전의 컨셉 정립 및 기획 단계와 양산 이후의 판매/물류-유지보수(A/S)-폐기 또는 재활용 단계 등이 포함될 수도 있다.

공정혁신은 전통적으로 기계, 전자, 재료 등 공학 기반의 기술이나 정보기술(IT), 경영학, 산업공학 등에서 제시된 기법을 이용해서 비용 절감, 시간 단축, 품질 및 유연성 향상 등을 이룩해 왔다. 예를 들면, 제조 측면에서는 설계/제조자동화(CAD/CAM) 기법이나 플라스틱, 유리강화섬유 같은 신소재의 활용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생산기간을 단축해 왔다.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 종합적 품질관리/품질경영(TQC/TQM), 6 시그마, 동시공학,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등의 기법은 제조는 물론, 서비스와 사무관리 업무의 효율화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1990년 대 이후, 인터넷과 관련 IT의 발전에 따라 제품/서비스 정보와 공정 정보가 통합되어 이를 필요로 하는 부서 간에 경제적으로 교환, 공유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업 내부 통합, 기업-기업간, 기업-소비자간 상거래와 협업의 디지털 화 등이 확산되었다. 그 결과, 기업은 고객지향 조직구조와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게 되고 소비자들은 주도적 위치에서 보다 경제적이며 편리한 소비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초소형 컴퓨터, RFID를 포함한 센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해 주는 와이파이, NFC (Near Field Communication,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같은 통신망 기술이 제조/서비스 공정에 적용됨에 따라 실시간 수준의 정보 획득과 처리가 가능해 지고 있다. 이는 이른 바 ‘제조 2.0 (Manufacturing 2.0)’이라는 신개념의 제조방식을 등장하게 하였다. ‘제조 2.0’이란 AMR Research가 정의한 바에 의하면 각종 센서와 모바일 작업자들로 구성된 가치사슬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해서 제품을 생산, 납품함으로써 시장/고객의 수요에 즉각 반응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 기반, 협업 기반의 아키텍처를 가리킨다.

융합 트렌드를 감안할 때, 그와 같은 혁신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며 제조/서비스 공정은 향후 실시간성, 네트워킹, 통합성, 가상성, 인간중심성, 지속가능성 등 측면에서 더욱 더 고도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간(real-time)화는 제조/서비스의 전 수명주기 과정에서 제품, 자재, 설비 등에 내장된 센서와 이들 간의 네트워크(USN), 광대역 통합망(BcN)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수신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판단, 실행지시 하는 지능형 SW와 액튜에이터들에 의해 실현될 것이다.

제품/서비스의 수명주기 활동은 과거처럼 상당 기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는 기업 가치사슬이 아니라, 글로벌 하게 소싱 가능한 지능적 사물, 개인, 기업 중에서 문제 상황에 최적화 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멤버들로 편성된 기업 네트워크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의 각 멤버가 수행한 결과는 지능화 된 SW에 의해 수평적으로 통합될 것이다. 이는 기업, 지역, 산업, 국가 등의 물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가상화 된 네트워크로 발전되어 종국에는 공장이 없는 제조업체 또는 1인 기업이나 소비자가 직접 선박, 자동차, 로봇 등의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단계로 발전될 것이다.

세계 최초의 오픈소스 자동차 회사인 Local Motors나 DIY 방식의 디자인/제조자인 Adafruit Industries의 Limor Fried 같은 개인은 이미 그와 같은 단계가 실현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참조: 정지훈 박사의 하이컨셉&하이터치 블로그의 ‘제조 2.0’ 관련 기사, http://health20.kr).

제품/서비스의 생산에서 단순 노무자의 역할은 점차 자동화 기계 내지 스마트 로봇과 지능화 된 기기들로 대체될 것인 바, 그와 같은 전환 과정에서 인간은 고도의 의사결정이나 윤리적 가치판단 등을 주관함으로써 경제성이나 합리성을 넘어서는 고차원의 가치를 담은 재화의 생산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지속가능 제조 (sustainable manufacturing)는 기업이 지구 환경과 사회, 그리고 기업 자신의 유지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제조방식을 가리키는 것으로써 CO2 배출 제한, 에너지 사용 절감,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의 문제를 포함한다. 지속가능 제조는 앞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특성과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제품/서비스의 생산이나 자재 사용, 폐기 대상 제품/자재의 재사용 등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공정혁신은 전통적 공학/과학 기술 외에 1990년 대 이후 핵심 수단이 되고 있는 IT, 그리고 향후 그 비중과 역할이 커질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인지과학(CS: Cognitive Science) 기술과 이들의 융합기술에 의해 더욱 더 고도화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BT는 생산에 참여하는 인간의 인체정보를 공정관리에 활용하게 해 주고, NT는 공정 자체의 나노화는 물론, 장비나 설비 운영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감해 줄 것이다. CS는 작업자와 모바일 생산/서비스 로봇 간의 상호작용을 고도화 시켜 줄 것이다. 융합은 결국, 다양한 공학/과학, 예술, 인문학 등과의 창조적 결합을 통해 인간의 삶의 수준을 높일 재화의 생산방식도 혁신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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