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수고했다' 말 한마디…명절 스트레스에 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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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교수(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핵가족으로 살던 주부들이 명절기간 동안 가부장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대가족 체제를 경험하며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절만 생각하면 '불안, 초조'…심하면 우울증도
과도한 가사노동은 여성의 신체적 피로를 가중시킨다. 남성 중심적인 제사문화 속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능력이나 역할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명절을 보내는데 필요한 일꾼이 되는 상황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다.
김 교수는 "현대의 여성은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더 큰 반발심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시댁과 갈등이 있거나 남편이 상대적으로 친정에 소홀하면 긴장과 분노, 좌절감 등의 불쾌한 감정은 더욱 커지고 스트레스가 가중돼 우울증 증세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명절증후군이 여성의 전유물? 남성도 스트레스 받아
남성도 명절 스트레스가 있다. 여성과 비교했을 때 정도가 약하고 표현하지 않아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남성이 받는 가장 큰 명절 스트레스는 장거리 운전과 교통체증이다. 장거리 운전은 허리, 목통증과 함께 정신적 피로를 동반한다.
만약 고부 간 갈등이 있으면 중간에서 눈치를 보는 등 곤란한 상황에 놓여 긴장하기도 하고, 명절기간 예민해진 아내와 다투다 보면 스스로 우울해지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남녀가 모두 겪을 수 있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이완시키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재밌는 이야기로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해주고 서로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맙다', '수고했다'는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가장 큰 명약"이라고 강조했다.
"장시간 운전, 뒷주머니 소지품은 꺼내야"
남성들의 가장 큰 명절 스트레스인 장시간 운전, 고향으로 가는 길을 설레고 행복하지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일부 운전자는 휴게소를 들르지 않고 논스톱으로 운전을 계속하는데, 이는 만성 요통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앉아 있을 때는 체중이 다리로 분산되지 못하고 허리로 쏠려 서 있을 때보다 1.5배의 하중을 받는다. 때문에 장시간 운전은 허리에 무리를 줘 혈액순환을 막고 만성 요통으로 악화될 수 있다.
정덕환 교수(경희의료원 정형외과)는 "장시간 운전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척추에 부담을 많이 줄 수 있으며 뒷주머니에 휴대폰이나 지갑을 넣어둔 채 운전하면 몸에 불균형이 심해진다"면서 "1~2시간 마다 차에서 내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성질환자, 명절이 두려운 이유는?
많은 이가 풍요로움과 여유를 즐기는 명절, 하지만 만성질환자는 괴롭다. 칼로리가 높은 명절 음식을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었다간 몸이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음식은 떡, 밥, 국수, 한과 등 고탄수화물 음식, 그리고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당도 높은 과일이다. 당뇨병 환자가 이런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서 신속히 단순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또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이상열 교수(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는 "평소 혈당관리를 잘 하던 환자가 연휴 이후 경과가 악화돼 평소보다 자주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 환자는 꾸준한 식이조절이 병을 다스리는 최선의 치료법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고혈압은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고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식하면 혈압이 오를 우려가 있고, 콜레스테롤은 고혈압을 진행시켜 주의해야 한다. 소금, 술, 담배, 커피 등도 매우 나쁘다. 고혈압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가능한 싱겁게 먹고 국물 있는 음식에 주의하며, 명절 음식을 만들 때 지방 함량이 높아지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정형외과 정덕환 교수·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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