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인사담당자 인터뷰] 금융권 '인턴고시' 합격열쇠 완전해부

이욱희 기자  |  2011.06.09 12:15
최근 대기업이나 금융권, 정부부처에 인턴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서는 ‘인턴고시’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채를 줄이는 대신 인턴십을 통해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면서 인턴은 취업 준비생들의 필수 코스가 된 것이다. 공채 시 우대되는 만큼 인턴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만만찮다. 인성·적성검사 공부는 물론 임원면접까지 이어지는 심층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면접스터디는 필수다. 그렇다면 신입사원 공채만큼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고 인턴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인턴십에 대한 대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여의도에 위치한 신한금융투자 본사를 방문해?정환 인사부장과 김성훈 대리를 만났다. 정 인사부장은 인사부의 총책임자이며 김 대리는 실질적인 채용과정을 담당하는 실무자다. 현재 모집 중인 신한금융투자의 하계 인턴십도 김성훈 대리가 담당하고 있다.
◇인턴십은 취업의 하이패스
많은 기업이 인턴십을 시행하는 이유는 채용에 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마찬가지며, 신한금융투자 인턴십은 신입사원 채용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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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장은 “공개 채용 시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심층면접 등 여러 단계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하지만 최종 선발된 신입사원이 인재라는 것을 보장할 순 없다. 또 잘 못 뽑았다고 다시 신입사원을 뽑을 수도 없다”며 “인턴십 제도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운용된다.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능력을 검증받은 인턴들은 신입사원 공채 지원 시 우대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의 경우 공채에 지원한 인턴 중 절반 이상이 최종 합격을 했다. 공채 경쟁률이 100대1이 넘는 상황과 비교하면 인턴들의 합격률은 매우 높은 수치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이 말한 인턴 출신의 합격률은 총 지원자의 1%만 합격하는 공채의 합격률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50%이상의 합격률을 보이는 인턴십은 취업 관문의 하이패스라 할 수 있다.
“이번 하계 인턴은 8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재경 40명, 지방 20명 총 60명을 채용해 본사와 각 지점으로 배치해 실제 업무를 체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턴십을 이수하면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전형과 실무자 면접을 통과하는 혜택이 부여된다.”
작년까지 5주로 운용됐던 인턴십이 8주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 정 부장은 “현장경험을 쌓게 해달라는 인턴 지원자들의 요청이 많았다. 그래서 실무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고, 지점의 영업현장을 체험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간을 3주 더 늘렸다. 이제는 문서복사 등의 단순 사무보조로 끝나는 인턴십이 아닌 실무 교육과 현장 체험 등의 유용한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는 인턴십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사무보조 수준의 인턴십이 아닌 실제 신한금융투자의 신입사원으로 갖춰야 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인턴십 기간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인턴십도 철저한 준비는 필수
신한금융투자의 인턴십 전형은 서류전형, 실무자면접, 임원면접의 3단계로 나뉜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절대 합격할 수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그룹의 일원이기에 인턴 지원자가 신한금융그룹의 인재상에 부합한지를 우선시 한다. 때문에 신한금융그룹의 모든 계열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신한 WAY의 5대 덕목’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이는 다른 모든 기업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기업의 인재상은 신입사원 선발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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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장은 “신한금융그룹은 조직력, 단결심, 화합 등의 조직적 마인드를 강조해왔다. 따라서 지원자가 조직생활에 문제가 없는 인성을 갖췄는지, 조직생활에 잘 융화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며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어떻기 준비해왔고 어떠한 안목을 가졌는지 살펴본다. 금융업과 자본시장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있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접을 하면 지원자가 철저히 준비를 해왔는지, 아무런 준비가 없이 왔는지 다 알 수 있기에 그룹의 인재상과 그룹문화, 금융업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지원자들의 역량이 워낙 출중하다. 학점, 영어, 자격증, 대외활동 등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지원자들이 많다. 다들 준비를 많이 했기에 이러한 지원자들을 구별하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우리는 지원자의 여러 자질 중 ‘증권사’에 특화해 어떠한 준비를 했는지 살펴본다. 금융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 금융자격증, 금융 논문 수상 경력 등은 금융권 취업을 위한 준비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증권사’를 목표로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가장 중요하게 살펴본다는 얘기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많이 본다. 열정을 가진 지원자들은 질문에 대답하는 태도, 답변의 내용 등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일관성 중요
합격의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다. 신한금융투자도 역시 자기소개서를 중시한다. 최종합격의 영광을 가진 합격자는 당연히 자기소개서가 탄탄한 지원자들이다.
정 부장은 “간혹 잘못된 서류를 낸 지원자가 면접에 오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자기소개서를 수정해 여러 곳에 원서를 내다보니 지원하는 회사명이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붙여넣기 식의 지원서는 보통 서류에서 걸러지는데, 간혹 면접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지원 회사명을 잘못 표기한 만큼 좋은 점수는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면접에서 자기소개서에 쓴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고, 실제로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자기소개서에만 그럴듯하게 써놓은 지원자들도 있다. 금융권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 자기소개서에 적어 놨는데, 실제로는 금융자격증도 없고 관련 활동도 전혀 없으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면접에서 자기소개서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관성과 지원서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일관성과 정확성은 지원자가 얼마나 충실히 준비했느냐를 나타내기에 이 부분이 부실하다면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다는 얘기다.
또 그는 “저희 회사는 2009년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상호를 변경했는데 아직까지 회사명을 잘못 말하는 면접자가 있다. 이런 경우는 지원회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비춰지기에 감점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임원면접에서 지원자의 최종합격을 결정짓는 역할을 정 부장이 한다면, 서류심사와 실무자면접은 김성훈 대리가 담당한다. 이번에는 김 대리에게 서류심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열정을 담은 맞춤형 자기소개서를 써라
“서류는 지원회사의 많은 것을 담아낸 맞춤형 서류를 쓰는 것이 좋다. 이 회사를 오기위해 얼마만큼의 준비를 했는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잘 표현해야 한다. 저희는 지원자의 스펙보다는 자기소개서의 질과 지원자의 열정을 본다.” 김 대리는 지원 회사에 맞춰 자신을 표현하는 맞춤형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을 권했다.
실제 올해 신한금융투자 신입사원 중에 열정 하나로 합격한 한 지원자가 있다. 지방에 사는 그 지원자는 재학 중 금융연수원의 교육을 받기 위해 기차를 타고 일주일에 두번 상경해 교육을 이수했다고 자기소개서에 써놓았다. 즉 금융에 대한 열정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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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는 “금융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이 지원자는 결국 최종합격해 현재 저희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학벌 등의 스펙이 아닌 열정으로 서류를 평가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며 지원서에 열정을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에 지원했던 자기소개서를 회사명만 약간 수정해 그대로 낸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자기소개서를 범용 자기소개서라 한다.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면 이 자기소개서가 맞춤형 자기소개서인지 범용 자기소개서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에 지원한 자기소개서를 약간만 수정해 금융과 전혀 관련 없는 현대자동차에 지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다면 그것은 범용 자기소개서라 할 수 있다.”
다른 기업에 지원했던 자기소개서를 수정해 낸 자기소개서는 지원 기업의 많은 것을 담아내지 못하기에 인사담당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른 분야 활동경험이 많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를 지원한다면서 증권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분야의 활동 경험이 많다면, 다른 분야에 입사를 준비하며 신한금융투자에는 그냥 지원서를 써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분야의 경험을 얼마나 지원회사와 잘 연관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김 대리는 경험이 많은 것은 좋지만, 지원 분야와 관련 없는 활동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인턴을 모집 중인 바쁜 시기에도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한 정환 인사부장과 김성훈 대리는 다음과 같은 조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지원 회사와 관련되는 내용을 잘 표현해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를 지원한다면 신한금융그룹의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신한금융투자만의 장점, 특징 등을 자기소개서에 잘 나타내야 한다. 또 자기소개서의 항목 중 지원동기가 가장 중요하다. 정말 이 지원자가 이 회사를 원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증권사를 지원하는지, 그중 왜 신한금융투자이어야 하는지를 과거 자신의 경험과 연관시켜 나타낸다면 서류통과는 물론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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