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물총축제 누가 기획했나 했더니…

[인터뷰] 신촌 문화기획단체 '무언가' 한길우 대표

문화기획단체 '무언가' 한길우 대표 /사진=이진호 기자
문화기획단체 '무언가' 한길우 대표 /사진=이진호 기자
"학생들의 에너지와 지성,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인 행정 지원이 함께한다면 신촌은 문화 특구로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7080세대의 추억과 청춘의 열정이 담겨 있는 '신촌'의 재도약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 조성에서 시작된 축제 문화가 신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지난해 여름, 2호선 신촌역과 연세대학교 앞을 잇는 연세로는 대중교통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신촌 주민들과 학생들은 2차선 도로를 마음껏 거닐며 좀 더 편한 보행이 가능해졌다. 복잡한 차량 통행이 줄어들자 연세로 주변 상가 앞과 광장은 거리 공연, 축제 등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 시작했다.

'신촌 연세로 재창조 프로젝트'라 이름 붙여진 서대문구의 이 사업은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특색 있는 대학문화거리를 조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의 자치구 행정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신촌을 기반으로 한 문화기획단체 '무언가'의 한길우 대표(40·사진)는 "변화하는 신촌의 가장 큰 가능성은 축제 거리로서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신촌 물총축제를 주관한 한 대표는 연세로가 '차 없는 거리'로 정비된 것이 결정적인 신촌 재도약의 계기라며 "사람으로 치면 동맥 역할을 하는 연세로가 뚫리면서 주변 골목들도 모세혈관처럼 활성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7월 연세로에서 열렸던 제2회 신촌 물총축제는 신촌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회였다. 경찰추산 2만5000명이 모인 물총축제는 인근 홍대 앞에 버금가는 문화지구로서 신촌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한 대표는 "(물총축제는) 서대문구청의 행정적 지원과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기업들이 만든 성공 모델"이라며 "축제가 신촌 전체에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갖고 올 수 있는지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열린 제2회 신촌 물총축제 /사진제공=무언가
지난 7월 열린 제2회 신촌 물총축제 /사진제공=무언가
아울러 "서대문구청은 물론 상인들의 모임인 신촌번영회의 의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축제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면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차 없는 거리인 연세로가 일으킨 축제문화가 신촌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이야기했다.


또한 신촌은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대학생 특유의 에너지가 넘쳐난다는 의견이다. 한 대표는 과거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시기를 예로 들며 "그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는 직접 활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아직도 많다"면서 "다른 지역과 달리 많은 대학생의 앞마당 역할을 하는 신촌은 더욱 독특한 입지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가가 제2의 캠퍼스의 역할을 한다면서 "굳이 '먹고 마시는' 형태가 아닌 학생 주축의 시 낭송, 북 콘서트 등 다양한 교육행사도 치러질 수 있다는 게 신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신촌의 잠재력에 착안, 연세대 졸업생들을 주축으로 한 '신촌재생포럼' '신촌건준' 등 다양한 신촌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아울러 '철학하는 예술가', '청출어람' 등 신촌지역 대학 동아리 출신들이 모인 다양한 문화단체들이 신촌을 하나의 거대한 문화지구로 만들고자 하는 '신촌 공화국 프로젝트'를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마지막으로 "신촌만의 독특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예술가와 젊은이,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벨트' 신촌이 더욱 주목 받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