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 지방세 감면 대폭 축소, '소탐대실(小貪大失) 우려'

계형산 한국창업보육협회장(목원대 산학협력단장).
계형산 한국창업보육협회장(목원대 산학협력단장).
9월15일 정부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10월 7일까지 의견 수렴 후 10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한다. 취약계층, 민생경제와 관련된 분야는 기존 수준으로 감면을 재설계하는 한편, 면제규정의 과다, 관행적 감면 연장 등의 비정상적 문제들을 정상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내용을 조금 들여다보면 창조경제의 한 축인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취득세, 등록면허세, 재산세 감면이 대폭 축소되며, 창업보육센터 사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비율도 축소한다는 방침이 있어 창업·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창업보육협회장으로서 이에 대한 우려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지난해 안정행정부 결산 결과 작년도 지방세수가 53조여 원으로 4년 만에 감소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감안했을 때 금번 조치는 불가피한 정책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창업·벤처기업에 미치는 악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즉, 약간의 지방세 확보를 위한 이번 법안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부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육성하는 창업 정책의 퇴보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 벤처창업 법인의 숫자와 내용은 경제 활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2000년도 벤처 거품 후유증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벤처는 그 활력을 잃었었다. 그 후 벤처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수행되었고 현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벤처창업 육성 정책을 재개하였다. 핵심 국정과제인 ‘창업벤처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 소득공제 확대 등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다시 한 번 테헤란 밸리의 벤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렇듯 중앙정부에서는 창업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금번 개정안에서의 지방세 감면을 축소하는 법안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엇갈린 조세정책이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더 나아가 자칫 국정기조에도 역행하는 모양새로도 비춰질 수 있다.


두 번째, 지방세 감면 축소는 지역의 창업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2013년도 지방세통계연감에 따르면 창업·벤처 기업에 대한 취득세, 등록면허세 등의 감면액은 1,500억여 원에 이르며, 대부분 수도권이 아닌 지방 소재기업이 혜택을 입었다고 한다. 감면 비율, 기간 등이 축소될 경우 내년부터 지방 창업기업은 약 1,000억여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창업도 활성화 돼야 하지만,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 한정된 창업기업의 지방세 감면을 확대해야 지방에서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창출되며 나아가 지방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경제 상식일 것이다. 금번 지방세 감면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확정될 경우, 과연 지방에서 창업할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부에서는 부족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눈앞에 보이는 방안인 지방세 감면 축소 정책보다는 지역 창업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소득세 등의 지방세가 지방재정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창업보육센터에 대한 정부 부처간 혼선으로 5년간 재산세를 소급하여 부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학이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에 대하여 교육부는 “대학의 시설”로 “대학의 목적사업을 수행한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안전행정부는 창업보육센터에서 수행하는 사업이 대학의 “고유목적사업이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혼선으로 일부 대학과 조세당국간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모적인 논쟁을 종결하기 위해 전하진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세특례제한법 제60조 제3항에 대한 “창업보육센터 재산세 100% 감면”개정안도 조속히 국회 논의를 거쳐 법안이 통과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과 판교 테크노밸리 육성 등 벤처 창업 지원대책을 쏟아내며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정부 의지에 힘입어 신설법인 수는 금년 7월에 월간 기준으로 처음 8천개를 돌파하였으며, 벤처펀드의 결성 및 신규투자도 전년대비 크게 증가되었다.


당장의 눈앞에 놓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창조경제 활성화에 역행하는 소탐대실의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금번 법안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한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