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되는 창업지원 정책을 되짚어 통합과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

한국창업보육협회 대구경북지회장 권용수 경북도립대학 교수

한국창업보육협회 대구경북지회장 권용수 경북도립대학 교수
한국창업보육협회 대구경북지회장 권용수 경북도립대학 교수
이번 정부 들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가 창조경제일 것이다. 정부는 산업분야를 정하지 않고 모든 산업분야에서 융복합화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창조경제의 선두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창업 활성화가 있고, 창업은 새로운 일자리창출과 국가경제 활력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창업보육 사업은 창조경제에 있어 선봉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창업 후 5년까지 기업성장과정에 필요한 교육, 멘토, 자금지원을 하고, 외부와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에 필요한 기술개발자금, 법률 자문, 펀드 등을 연결하고 있다.

창업보육사업의 특징은 정부에서 직접 자금을 투여해 대학 내에 건물과 시설을 갖추도록 했으며, 대다수 대학들이 참여해 대학 캠퍼스 내에 센터를 건립했다. 전국의 창업보육센터 대다수가 대학 내에 있게 된 배경이다. 일반 창업자가 사용하는 창업보육센터 건물이 대학 캠퍼스 내에 건립해 초기에는 학생이 사용하는 일반 대학시설과 달라서 대학 내의 다른 부서와 융화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창업보육센터는 전국에 280여개로 우리나라 곳곳에 설립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창업보육센터는 34개이고, 센터에 입주된 기업 수는 700개가 넘고 있다. 정확한 통계로는 대구·경북지역에 2013년 말 기준으로 신규 및 졸업기업을 제외한 계속기업 수는 399개에 1,521억 원의 매출과 1,288명의 고용인원이 있다. 이와 같이 전국의 시·군 지역에 창업보육센터가 설립됐고 해당지역의 창업 수요를 수용하는 창업의 거대한 인프라가 됐다.

그런데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의 선봉에 서 있는 창업보육 사업이 이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창업보육 사업이 과거에는 대학 간의 이해와 관계없이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상호발전을 도모했으나 지금은 대학 간 상호교류와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대학 내에서 창업보육 사업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첫째, 정부의 신규 창업지원 사업에서 창업보육 사업을 소외시키고 있다. 대학 내에는 이미 구축된 창업 인프라로 창업보육센터가 있으나 이를 활용하기 보다는 새로운 신규 사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교육부는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LINC)을 추진하면서 전국 68개 대학에 창업교육센터를 설립하도록 했고, 중기청도 창업선도대학사업을 통해 21개 대학을 지정해 창업지원단을 만들도록 했다. 이것은 대학 내에 이미 설립된 창업보육센터와 무관한 신규 사업으로 대학의 창업보육 사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둘째,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이다. 정부에서는 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대학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앞으로 대학 등록금이 줄어들면서 신규 수익사업이나 정부의 자금지원 사업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특히 대학들은 정부에서 자금을 많이 지원해 주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들은 창업보육 사업을 국가의 정책적 사업이기 때문에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은 대학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정부는 대학의 창업보육 사업을 임대사업으로 보고 있다. 대학의 창업보육센터는 건물을 소유하면서 창업자에게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일반 사무실을 임대하는 임대사업자로 보고 임대료 징수에 따른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대학이 임대 사업을 하는 사업자가 되는 것이고, 창업보육 사업에 참여하는 교수와 직원은 임대업에 종사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창업보육 사업을 하는 대학과 운영자의 사기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업보육 사업의 인프라 구축은 이제 20년이 다 되간다. 그동안 창업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다. 어렵게 구축된 인프라가 활용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정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창업지원 사업이 중복적으로 투입되는 것은 낭비적 요소이다. 창업보육 사업의 명칭이 한정적으로 비춰진다면 조직을 확대 개편해 창업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명칭을 변경하면 된다.

대학의 창업지원 사업이 일반인 대상, 학생 대상이라고 해서 교육, 멘토링, 창업절차가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다. 창업지원 사업이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진행될 수 있도록 부처 간의 간극 없이 협의와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 내에서 기업가정신, 창업아이디어, 창업, 창업지원, 창업성공이 하나의 과정으로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정부의 정책이 수립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