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눈높이를 높여 중소기업에 도전하라

(기고) 인덕대 취업지원센터장 이경열 교수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야 한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처음부터 넓게 파야한다. 빨리 파려고 입구를 좁게 하여 파들어 가면 결국 처음부터 넓게 파야 한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좁게 빨리 파려한다. 결국은 다시 처음부터 파는 우를 범한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만 고집하는 학생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라고 한다. 여기서 잠시 눈높이를 낮춘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여보자.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과연 눈높이를 낮추는 것일까. 인생을 길게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보수가 많고, 근무환경이 좋고 사회적인 인식도 괜찮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길이 장기적으로도 반드시 좋은 일일까. 멀리서 찾을 일도 아니고 당장 주변의 사람들을 보라. 대기업에서 40대말이나 50대 초에 그만두어 이곳저곳 재취업을 도전해보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자영업에 나섰다 망한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공공기관에 근무하다 50대에 퇴직하여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은 들어가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경쟁하여 살아남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재수가 좋아 자신보다 뛰어난 집단에 들어갔다고 좋아 할 일만은 아니다. 들어가는 것 이상의 시련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 시련을 잘 견딘다 해도 그 시련이 다음 인생설계에 도움이 되는지 잘 살펴야 한다. 그 시련이 시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알고 있는 학생은 모 대기업 생산라인에 들어가 3교대로 야근을 해가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 보수도 괜찮고 사회적인 인식도 좋아 주위에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기계 부속품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일이 단조롭고 지루하여 결국 5년 만에 그만 두었다. 막상 나오고 보니 그 경력은 그 회사 그 라인 아니면 다른 기업에서는 써먹을 일이 없었다. 이미 졸업한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른 기업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기도 어려웠다. 경력직으로도 갈 수 없고 신입으로도 갈수 없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었다.


또 다른 학생은 교수님의 말씀대로 눈높이를 낮추어 중소기업에 취업을 했다. 직원이래야 20여명에 불과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한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납기기한을 맞추느라 일주일을 집에 못 들어 간적도 있다. 각종 국경일 휴무일은 먼나라 이야기 같았다. 데이트 할 시간 내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3년 정도 지내다 보니 제법 그 분야에서는 알아주기 시작했다. 5년 정도 되니 프로젝트 매니저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 몸값이 많이 올랐다. 그는 지금 망설이고 있다. 대기업으로 전직을 할까 아니면 여기서 좀 더 경력을 쌓은 뒤 창업을 해볼까?

과연 누가 더 멀리 갈수 있을까? 누가 눈높이를 낮춘 것일까?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더 멀리 가는 일이요. 우물을 더 깊이 파는 일이라고 믿는다.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일은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결국 눈높이를 높이는 일이 아닐까?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조직규모는 비록 작지만 업무가 다양하여 단기간에 생산, 인사, 마케팅, 무역 등 경영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둘째는 중소기업은 늘 성장하므로 승진기회가 많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이 적어 조금만 노력하면 능력을 인정받게 되어 빠른 기간 내에 승진기회가 온다.

셋째는 타 분야 전직이 유리하다. 중소기업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은 타 분야로의 진출도 유리하다. 최근의 채용시장이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여 중견기업, 대기업으로도 전직기회가 많아졌다.


이 밖에도 정부의 각종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고 중소기업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창업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을 넓고 높게 보는 혜안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