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복지만으론 사회복지 완결은 불가능, 결국은 사람이다!”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인터뷰

류시문 사회복지사협회장. 사진제공=협회
류시문 사회복지사협회장. 사진제공=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12월 설립한 개인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의 국내 두 번째 기부자이자 장애를 가진 당사자이면서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류시문(68)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그를 만나 사회복지계의 현안과 대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회장께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유년시절 예기치 않았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됐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다리를 절고 귀도 들리지 않으니 공부하지 말고 농사나 지으라”던 아버지를 설득해 학업을 이어 나갔다. 그때 소백산맥 자락에 뜬 무지개를 보며 꿈을 새겨 넣었다. 남에게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내 인생은 ‘사회복지’를 빼곤 말할 수 없다. 내 자신이 일평생 장애인으로 살았고, 친동생 역시 반신불수로 일생을 침상에 누워 지내고 있다. 사회복지사이자 수혜자로, 장애인이자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면서 사회복지사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사회복지사를 사랑하고, 사회복지사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싶어서 19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에 출마했고 회원들의 지지로 회장에 당선됐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서 주요 현안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면서 회장 임기 내에 만든 성과물로 후대 사회복지사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회관’을 건립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회관을 확보하고 이곳에 협회 사무처, 사회복지연수원, 보수교육센터, 법률지원센터, 정책연구소 등으로 사용하자는 구상이다. 명실상부한 종합복지 컨트롤센터 개념이다. 재원이 없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 동안 형성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협회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지는 민주주의와 정의가 살아있는 현장이다. 더 불행한 사람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세상과 단절돼 희망을 잃어가며 살고 있다. 이들이 세상에 나와 함께 웃게 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사회복지사다.
안타깝게도 세상을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너무나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클라이언트만 행복한 복지는 있을 수 없다.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클라이언트도 행복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협회장으로서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듣고, 소통하며 그분들의 노고에 보답할 최소한의 처우를 해 줄 수 있도록 국민공감대를 넓히고 제도개선을 하는데 앞장서겠다. 이것이 내 삶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회장께서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현실과 진단은?

▶‘복지’는 우리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다양한 이론과 패러다임이 논의되고 있다. 시장경제의 ‘화폐복지’만으로는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약 115조 5천억으로, 전체 예산 376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예산이 증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예산만 늘어난다고 복지가 확대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소외계층의 비극은 멈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국민세금, 다시 말하면 화폐복지로 하는 일방적 수직적 복지에 길들어 있으며 수혜자는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급자는 탈진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자가 지쳐 있으니까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지금 비시장적 가치를 발굴해서 참여를 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이웃 간 소통하고 상부상조하는 정신, 그런 마음과 마음을 잇는 ‘신뢰 공동체’ ‘사회자본’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옮겨야 한다. 이 일을 위해 71만 사회복지사들의 구심체인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노력하겠다. 막힌 사회적 혈관을 가장 잘 뚫을 수 있는 전문가그룹인 우리 사회복지사가 이 시대적 과제를 먼저 안고 가겠다. 


- 나눔과 기부문화 활성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애를 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먼저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한계인 양극화를 극복하는 길은 결국‘나눔’과‘기부’다. 자꾸 가지려고 하면 더 갖지 못하는 자신이 나약해지고 미워지겠지만 나누려 하다 보면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삶의 동력이 된다.

 
기부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부자만 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 역시 돈이 많아서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부는 자신을 덜 채운 상태에서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적인 정책의 개선도 필요하다. 기부가 우리 공동체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는 것을 국가적인 아젠다로 채택하고 국민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한 말씀 한다면?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다. 상처받은 공동체에 발을 담그고 낯선 이들을 환영하며 살아야 한다. 끝이 없는 실험을 하는게 인생이다.
늘 꿈꾸고 준비하라! 남들보다 일찍 움직여서 노력한다면 그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작게라도 나눌 수 있다면 그게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단돈 만원이라도 지갑에서 꺼내 전하는 순간 행복은 따라온다.


류시문 회장 주요약력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공동대표(현) ►생명문화 공동대표(현)

►(사)노블레스 오블리주 시민실천 대표공동회장(현) ► 한신대학교 초빙교수(현)

►(주)한맥도시개발 회장(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초대원장(전) ►(사)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부회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