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대, 빛으로 학습·망각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소자 개발

전도성 필라멘트 기반 신개념 3단자 광전자 시냅스 소자
저전력·고신뢰 AI 하드웨어 응용 가능성 입증

권태혁 기자 | 2025.08.21 17:19

이성남 한국공학대 반도체공학부 교수./사진제공=한국공학대

한국공학대학교는 최근 이성남 반도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정보를 학습하고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한 신개념 광전자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소자는 사람의 뇌처럼 자극을 기억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망각하는 시냅스 기능을 증폭·감쇠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3단자 광전자 시냅스 소자는 실리콘 산화막 내부에 전도성 필라멘트를 형성한다. 게이트 전압만으로 전류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기존 전기장 기반 기술에 비해 에너지 효율과 신호 제어 정밀도가 뛰어나다. 반복 학습과 기억 유지 특성도 실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CNT)를 스핀 코팅 방식으로 정밀 도포해 균일한 박막을 형성했다. CNT 박막은 자외선(UV)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광 자극에 따라 정보를 학습하고 사라지면 망각하는 생물학적 시냅스 특성을 모사한다. 게이트 전압을 통해 기억 지속 시간과 학습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단기·장기 기억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이 소자를 다양한 픽셀 배열로 구성해 시각 정보를 저장·재현하는 실험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반복된 광 자극으로 기억 유지 시간이 늘어나고, 게이트 전압의 세기에 따라 망각 속도가 달라지는 등 사람의 학습·기억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단일 광 자극당 약 8.16나노줄(nJ) 수준의 초저전력 동작을 달성, 생체 시냅스와 유사한 에너지 효율을 실현했다.

이 교수는 "소자를 소형화하면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웨어러블 AI 기기, 인공 시각 시스템, 스마트 센서, 자율주행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전기장 기반 소자와 이번에 개발한 전도성 필라멘트 기반 소자를 병행·융합하면 응답 속도 및 제어 정밀도를 동시에 강화한 하이브리드 광전 시냅스 소자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대학기술경영촉진(TLO 혁신형, RS-2024-00456813)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전자소자·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IF=6.2, Q1)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