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 취업 비결을 묻다

이욱희 기자  |  2011.05.24 12:06
따뜻한 대한민국 만드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신입사원 인터뷰
4.0 학점, 가산점 자격증 필수…청년인턴제 활용하면 서류전형 면제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다. 일반 공무원처럼 안정적이고 대기업 정도의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만큼 공기업 입사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갈 정도로 어렵다. 공기업 서류통과를 하기 위해선 높은 학점은 물론 스펙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특히 일 년에 채용하는 인원도 극히 드물어 500대1 이상의 경쟁률도 뚫어야 ‘합격’이라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다.
이런 공기업이 국내에 213개 정도로 생각보다 많다. 어느 정도의 입사 계획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많은 대학생들이 궁금해 할 것 같다. 기자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까지 따뜻한 ‘한국지역난방공사’에 가 신입사원 이정혜 씨를 만났다.
난방공사 건물
이씨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업개발처 연료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씨는 고시만큼 어렵기에 ‘공시(公試)’라 불리는 치열한 공채 경쟁을 뚫고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이 씨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엄청난 스펙과 학벌을 보유한 ‘엄친딸’이 아니었다. 놀라웠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그였기 때문이다. 2009년도 공채 사무직 최종합격자는 달랑 2명뿐이었다.
공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입사 후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자는 취업준비생의 마음으로 이씨에게 자세히 물어보았다.
우선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이 공사는 집단에너지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통해 기후변화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국민 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1985년에 설립됐다. 특히 창립이래로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공기업이자 지역냉난방사업을 필두로 전기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구역형 집단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종합에너지기업이다.
스펙, 학벌보다는 학점이 당락
“난방공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기업은 학벌과 토익 등 어학성적은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학점이라고 생각해요. 4.0(4.5만점 기준)이 안 되면 서류통과도 힘들어요.”
난방공사 이정혜
공기업 입사에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는 물음에 이씨는 다른 건 몰라도 학점관리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기업은 부지런함과 인성을 보고 직원을 채용하지 지원자를 학벌과 영어능력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토익의 경우엔 이씨가 입사지원을 한 ‘09년도엔 이력서에 토익점수를 적는 항목조차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점의 경우 4.0 이하라면 서류통과조차 힘들다. 대부분의 수강생이 B+이상을 받는 학점 인플레 시대인 만큼 낮은 학점은 성실하지 못한 대학생활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난방공사 인사담당자께 여쭤본 결과, 실제로 4.0 이하의 학점은 다른 특이한 점이 있지 않는 한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 난방공사 인사담당자는 “공기업은 공채에 전공시험을 본다. 때문에 상당수의 과목이 겹치는 고시생에게는 2차 필기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고시생은 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소홀히 한 학점으로 인해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학점관리도 항상 철저히 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학점이 낮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평균평점 4.0이 안 되는 사람도 공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청년인턴’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자사의 청년인턴이 공채에 지원 할 경우 서류전형을 면제시켜 준다. 서류전형이 면제되는 만큼 면접에 최적화된 자기소개서 작성과 준비가 가능하다. 실제로 09년 공채 40명 중 18명이 한국지역난방의 청년인턴 출신이다.
가산점 자격증 준비는 필수
“저는 대학 저학년 때부터 공기업을 준비했어요. 따라서 공기업에서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을 미리 취득했는데. 한국사능력인증시험과 국어능력인증시험은 반드시 준비하세요. 국사와 국어문제는 2차 필기시험에서도 출제되기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MOS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이력서 칸 채우는 용도로 쓰는 거지 그 이상의 효과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Master가 아닌 파워포인트 하나만 땄어요.”
난방공사 이정혜2
이씨가 한국사와 국어능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볼 때 국어능력과 국사문제는 꼭 출제되기 때문이다. 이들 자격증을 준비하게 된다면 가산점과 직무적성검사를 모두 준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노무사는 학교를 졸업하고 최종합격을 했어요. 애초부터 공기업 가산점을 받기 위해 준비한 시험이라 합격 후 노무법인이 아닌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지원을 했어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서류전형 면제와 2차 필기시험에 가산점을 준데다, 2차 필기시험과 노무사 시험범위와 겹치니 노무사 자격증 도움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이씨가 근무하는 부서인 연료팀은 노무분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곳에서 그녀는 지역난방에 필요한 연료인 유류의 구매를 담당 하고 있다. “지금은 연료팀에 있지만 나중에 이것을 경험삼아 인사팀에 가서 잘 활용하면 되죠. 지금은 신입사원이니 인사팀에 가더라도 제가 할 일은 한정되어 있을 거에요”
인사팀이 아니라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웃으며 대답을 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3~4년 마다 직원들의 보직을 변경시킨다. 모든 직원들이 여러 업무를 경험하고, 업무강도가 높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그 부서에 소속되지 않도록 회사 측에서 배려를 하는 것이다.
준비와 경험은 면접 노하우 NO.1
“면접스터디는 꼭 하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2차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공기업 온라인 취업 카페에서 만난 한국지역난방공사 2차 시험 합격자들과 그룹을 만들어 면접스터디를 했는데 모의면접을 준비를 통해 나올 수 있는 돌발질문들을 모두 대비 했어요. 결국 합격을 했으니 면접스터디가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질문을 한다. 때문에 면접스터디를 통해 자기소개서에 대한 질문들을 대비하면, 어떠한 돌발질문에도 긴장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게 된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지속적으로 성과가 없는 부하직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제가 면접 때 받은 질문이었어요. 면접은 전문성과 인성을 결합한 질문을 하는데 저는 노무사 자격증이 있어 인사에 관련된 질문을 했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던 지원자에게는 상사가 분식회계를 요구 할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해 물어봤어요. 결국 전공분야에 대한 지원자의 가치판단을 통해 인성을 알기 위한 질문인거죠 그리고 CGV전화상담원 아르바이트와 야구동아리 매니저, 한국관광공사 근무 활동에 관한 질문을 받았어요.”
면접관들은 전문성, 자격증에 관한 질문보다는 재학시절의 다양한 경험에 대한 질문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잘 준비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씨는 강조했다. 실제, 인턴경험이 없었던 이씨는 졸업 후 한국관광공사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해 인턴활동을 대체 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공기업, 최고의 직장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기업 입사를 원하는 이유가 바로 정확한 퇴근 시간일 것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오후 6시가 되면 음악이 나오며 사무실의 불이 꺼진다. 바로 집에 갈 시간이라는 신호다.
“평상시엔 정시퇴근을 해요. 회사버스가 6시10분에 출발하니 버스를 타고 집에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업무가 많을 때는 밤늦게 퇴근을 하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는데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 할 수 있죠. 육아휴직이나 산후조리 휴직은 눈치 볼 필요 없이 사용 가능해요 물론 휴가도 마찬가지예요”
난방공사 이정혜3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자기계발비, 탁아소운영, 각종 생활복지 등 한국지역난방공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을 해준다. 인재를 중시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근무로 바쁜 와중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 준 이 씨는 다음과 같은 조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학점관리, 자격증, 면접스터디 이 3가지를 잘 준비하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청년인턴을 한다면 필기시험 철저히 준비하셔야 해요. 청년인턴 출신들은 1차 서류전형 면제에 3차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만, 2차 필기시험에서 많이 탈락하더라고요. 착실히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she is ~
이정혜(2009. 11 한국지역난방공사 입사, 사업개발처 연료팀 소속)
서울 소재 대학교 법학과 03학번 / 2009. 2. 졸업 / 학점 4.01 / 토익 700후반 / 노무사, 한국사1급, 국어능력, 한자능력2급, MOS(PPT) / CGV 전화상담 아르바이트(3년), 한국관광공사 계약직 근무(6개월), 야구동아리 매니저 / 교환학생, 어학연수 無
이효영 대학생기자 lhy999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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