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자본이나 백그라운가 없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프렌차이즈 외식사업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김재연 퍼스트 비어 대표는 프렌차이즈 사업을 왜 시작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경쟁이 치열한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성공’을 확신하는 김 대표의 자신감은 무엇일까.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망할 수도 있는 프렌차이즈 외식사업. 2년 동안 홀로 30여개의 ‘퍼스트비어’ 호프집을 컨설팅해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 대표는 영업에 잔뼈가 굵다. 20년간 영업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을 정도다. 이런 그에게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생긴다. 국내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B기업으로 회사를 옮기면서부터다.

“B회사의 비전과 경영철학에 매료돼 회사를 옮겼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거기서 실적이 좋았다. 그러나 충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프렌차이즈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호프 프렌차이즈…외적 환경 영향 없어

하지만 김 대표는 치킨이 아닌 생맥주(호프)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 그는 B회사에서 가맹상담과 사업설명회, 호프 체인 영업을 담당하면서 이미 프렌차이즈의 환경을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업 외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호프 체인이라고 말한다. “닭고기는 조류독감, 소기는 구제역이나 광우병, 회는 비비리오 등 영업 외적인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국내 치킨사업은 포화상태기도 하다. 한식 같은 식당은 밑반찬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선 내가 가진 노하우를 창업자들이 전수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 자신은 프로이고 창업하는 사람들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호프 전문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프렌차이즈 업계는 고급시장과 저가시장으로 양분화가 되어 있는데 주요 소비 고객층인 20~40대가 외식을 즐기기 위해선 수입이 부족하다. 하지만 호프집은 20~40대가 부담 없이 즐겨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주요 소비층이 20~40대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호프 전문점이라는 얘기다.

◇세련된 인테리어, 다양한 메뉴 등 차별화 승부

그러나 이미 국내 호프 프렌차이즈는 포화상태다. 시장 진입자인 ‘퍼스트 비어’가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과 다른 차별점이 있어야 했다. 김 대표는 고급스로운 인테리어를 퍼스트 비어의 차별점이라고 말한다.

“퍼스트 비어는 일반 호프집과 다른 인테리어를 추구한다. 매장을 세련되고 모던하며 컬러풀하게 인테리어하고 있다. 천장에 수제로 만든 1미터짜리 대형 등이 달려 있다. 모던하고 심플하고 세련된 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또 입구에는 3개의 조명이 달려 있다. 맥도날드 하면 M자를 떠올리듯 원형 등은 퍼스트비어의 특징이다.”

김 대표는 “퍼스트 비어는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 벽돌을 벽 인테리어에 사용하고, 마감자재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파벽은 국내산만 사용한다. 퍼스트 비어를 창업하는 이들은 대부분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주작요리’는 퍼스트비어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는 술과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어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슬로건처럼 퍼스트 비어는 다른 호프집보다 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며, 일년에 3~4회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니즈가 변하기 때문에 자주 메뉴를 바꿔야 한다. 또 20~40대가 퍼스트 비어에 와서 만족하기 위해서는 20~40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늘 바쁘다. 창업을 문의하는 사람이 있으면 희망지역의 상권분석부터 창업자금을 분석해 최적의 자재를 선정하는 등 그가 직접 모든 것을 컨설팅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꼽는 퍼스트 비어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절반의 성공…해외 진출까지도

김 대표는 퍼스트 비어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공주, 창원 등 변두리가 아닌 도심의 중심지에 퍼스트 비어가 생기고 있다. 그만큼 퍼스트 비어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워밍업을 했다면 앞으로 시장에서 선전하리라 생각한다.”

또 퍼스트 비어는 현재 중국에서 창업 의뢰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다음에 해외에 진출하겠다. 본래는 올해 3~4월 경에 중국에 지점을 낼 생각이었는데 잠시 미뤘다. 해외 시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우선 그 나라의 문화, 소득수준 등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프렌차이즈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당부를 했다. “체인점 본사들이 시스템을 잘 갖췄기 때문에 돈만 준비하면 창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사가 운영을 하는 건 아니다. 최소한 점주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본사의 운영방침, 메뉴 레시피 등을 잘 따라줘야 한다. 이런 점들을 어기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이욱희 기자/lwh041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