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종이컵을 나눠주며 ‘월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주 업무는 간단하다. 광고가 새겨진 종이컵을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다.

벤처기업 트라이애드는 종이컵으로 마케팅을 하는 회사다. 종이컵을 캠페인 도구로 삼아 타깃층을 기획하고 배포하는 시스템이다. 염종성, 한규식 트라이애드 공동대표는 광고주를 찾아 광고를 새긴 종이컵을 제작하고 광고 대행 수익을 얻는다.

종이컵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옥외광고, TV, 전단지 등 수많은 마케팅 수단이 있다. 염종성, 한규식대표가 익숙한 광고매체들을 마다하고 종이컵 마케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염 대표는 “신선한 매체일수록 광고 주목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 대표는 종이컵을 이용하면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그는 종이컵은 광고 노출시간이 길다는 점에 주목했다. 염 대표에 따르면 소비자가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데 걸리는 평균시간은 37분이다. TV 광고가 1분 미만인 데 비하면 광고를 노출하기에는 매우 긴 시간이다. 광고메시지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는 내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공짜로 수익창출

종이컵 마케팅의 배포승인율은 93%가 넘는다. 배포처 입장에서는 ‘공짜’이기 때문에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일반 종이컵보다 재품성이 좋다는 점도 배포승인률이 높은 이유다. 그들은 중국산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국산 재지로 만든 종이컵만 이용한다.

최근에는 독점으로 홀더가 필요 없는 2중 단열종이컵을 이용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홀더를 끼울 때 광고가 가려지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단가는 기존 종이컵보다 2배 가까이 높지만 기능성 측면에서 기존 종이컵과 차별화 돼 있다. 그들이 질 좋은 종이컵만 고집하는 이유는 ‘종이컵은 광고주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공 원동력은 진취성

지금의 성공한 트라이애드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진취성’이었다. 염 대표는 “떠오르는 게 있으면 실행하고 본다”며 “종이컵 마케팅도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한 달 만에 시작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사업을 구상하고 바로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입주했다. SBA를 통해 예비창업자에게 사무실과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뿐더러 결정적으로 고객으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신뢰성 문제로 거절을 많이 당했다”며 “고객들에게 청년창업센터에 입주 중이라고 말하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신뢰해줬다”고 설명했다.

SBA를 통해 만난 멘토들도 사업을 이끌어 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준비 없이 시작한 사업에서 그들은 정보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 기획서는 쓰는 방법과 영업방식도 알지 못했다. 멘토들은 그들에게 어떤 회사에 어떤 예산이 있는지, 영업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전문적인 정보를 수집하게 해줬다.

트라이애드는 현재 SBA에서 만난 멘토인 임수열 씽크에이지 대표와 ‘종이컵 금연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 지역 보건소의 지원으로 금연 홍보를 하는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벌써 금연 광고가 새겨진 종이컵도 제작했다.

염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이 생각만 하고 시행하지 않는다”며 “성공하고 싶다면 사람을 만나는 일에 열심히 해라. 무조건 돌아다니며 발품 판다고 되는 게 아니다” 라고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