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폭행' 경희대 교수, 2심서 형 늘어...추가 피해자까지

술에 취한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 교수에게 2심 재판부가 1심보다 늘어난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무죄로 판단했던 또 다른 피해 학생에 대한 범행을 2심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다.

지난 10일 서울고법 형사12-2부(부장판사 진현민·김형진·최봉희)는 준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경희대 교수 A씨에게 지난 9일 4년6개월의 징역형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1월12일 술에 만취한 제자 B씨를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다른 제자 C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술을 마시긴 했지만 심신상실 상태는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B씨에 대한 범행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했다.

다만 C씨 관련 혐의는 "C씨가 외국으로 출국한 후 연락을 받지 않고 법정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 나머지 증거들 만으로는 강제추행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C씨는 검찰과 피고인이 쌍방 항소하며 진행된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여기에 A씨는 'C씨가 추행을 당하고도 장소를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거나 'A씨가 태워주는 차량에 탑승했다' 등의 이유로 "추행을 당했다는 C씨 진술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 다움'이 나타나지 않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며 "사회적으로 상당한 명망이 있는 피고인으로부터 (그) 의사에 반해 추행(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자리 벗어나거나 불쾌감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제추행 무죄 판단을 뒤집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각 범행은 대학교수인 피고인이 자신이 지도한 학생이었던 피해자들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준강간·강제추행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B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치료 받는 등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