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한영외고에 '조민 학생부' 요청...서울시교육청 "자료제출 불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 중 제동이 걸렸다.

고려대가 조씨의 모교인 한영외고에 학생부 사본을 요청했으나 교육청이 한영외고에 자료를 제공하지 말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 8월 31일,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난 이후의 시점에 한영외고에 입시 제출 서류 부정 문제와 관련한 학사 행정 처리를 위해 조씨의 학생부 사본 제출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한영외고 측은 "조 전 장관 측으로부터 조씨의 동의 없이 학생부를 제공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달하면서 "관련 법에 따라 고려대에 학생부 사본을 제공해도 될지 판단해달라"고 교육청에 요청했다. 

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현재 입학 전형 기간에 해당하는지 △졸업생 동의 없이 자료 제출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한 결과, 입학 전형 기간이 지났고 졸업생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한영외고가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 6은 학생과 학생의 부모 등 보호자 동의 없이 제삼자에게 학생 관련 자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다만 학교생활 기록을 상급학교 학생 선발에 이용하기 위해 제공하거나 그 밖에 관계 법률에 따라 제공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교육청은 "한영외고도 조씨 관련 서류가 기간 경과(5년)로 폐기돼 사실관계가 확정된 판결문을 객관적 증빙자료로 보고 심의를 거쳐 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 8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뒤 3개월째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조씨가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학생부를 정정해도 입학전형 기간이 아니므로 한영외고가 고려대에 학생부를 제출할 수 없다"며 "정정한 학생부를 입수하지 못하면 고려대는 조씨의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진학한 대학교에서 입학 관련 조사를 위해 졸업생 학생부를 요청하면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흠결이 발견된 경우 고려대에서는 규정에 따라 입학취소처리심의위에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게 돼 있다. 조씨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한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올해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조씨의 모친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2019년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8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어학원 교육원 보조연구원 활동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등을 허위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활동·논문 등 4개 스펙은 고교 생활기록부에 담겨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때 활용됐다. 부산대는 8월 정 전 교수의 항소심 판결 등을 검토한 뒤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