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한계상황으로 몰린 대학등...이제 교부금으로 버틴다

정부가 초·중등 교육재정 일부를 활용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등교육특별회계) 설치를 통해 지방 사립대의 일반재정지원 투입액을 지금보다 2.7배 늘릴 방침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재설정과 혁신이 시급하지만, 학생 수 감소로 지방 사립대부터 그 동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는 이유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15일 발표한 고등교육특별회계 편성 방침에 따르면, 정부는 대학 일반재정지원사업을 기준으로 지방 사립 일반대 한 곳당 현행 49억원의 2.7배 수준인 130억원을 매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립대는 한 곳당 88억원에서 176억원, 수도권 사립대는 한 곳당 49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각각 2배 증액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학을 위한 정부 재정지원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서 편성한 사업을 통해 이뤄져 왔지만, 사업비가 안정적이지도 충분하지도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초·중등(초·중·고) 교육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법에 근거해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안정적으로 투입하도록 못박혀 있다는 것과 차이가 있다.

교육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기준 6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늘었다. 내년에는 77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8% 증액 편성됐다.

반면 교육부의 고등교육(대학) 분야 예산은 올해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액됐고, 내년에는 12조1000억원이 편성돼 올해와 비교해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학 재정 투입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친다.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고등교육 1인당 교육비는 미화 1만1287달러(약 1500만원)로 평균(1만7559달러·2330만원)의 64.3%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학들은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에 의존하는 취약한 재정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0년 결산 사립대의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61.3%로 2015년 이후 최고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 핵심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서 대학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재정난으로 대학은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3월 기준 대학들이 채우지 못한 신입생 정원은 3만1143명(전체 6.7%)인데, 이 중 72%인 2만2447명이 비수도권 지방대에 집중됐다. 지방 사립대일 수록 재정적 충격이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대학가에서는 수년간 이를 근거로 대학을 위한 새로운 법정 교육교부금인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재정 당국이 난색을 보여 왔다.

평행선을 달리던 교육과 재정 당국은 윤석열 정부 들어 초·중등(초·중·고)과 고등교육(대학) 분야 모두 균형 있게 투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법정 특별회계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교육계에선 재정 지원 총액을 늘리거나 유지해야지 이를 나눠 먹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이 초·중등 교육교부금 재원으로 쓰이던 국세 교육세 세입 일부를 활용해 추진되는 데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교직사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생 수가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고 있는 터라 학생 하나하나를 길러내는 데 더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더 많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교육부와 기재부는 그간 합동 정책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왔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존 초·중등 교육교부금에서 대학의 고등교육특별회계로 넘어오는 3조2000억원 상당의 교육세 세입액을 대학의 자율 혁신, 지방대 집중 육성, 대학 교육·연구여건 개선, 초·중등 미래교원 양성 등 4대 주요 방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