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기현장실습제도가 대학생에게 주는 편익
황의택 (경영학 박사)
“장기현장실습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왔을 때 졸업작품을 만들었는데, 원래 같으면 대충 넘겼을 부분도 어떻게 하면 현실화시킬까를 고민하며 잘 완성할 수 있었어요. 학생이 갖는 정보나 자료는 한계가 있는데, 실무 경험을 통해서 얻은 굉장히 많은 정보와 자료를 활용하니 졸업작품을 만들 때 큰 도움이 되었고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현장실습을 했을 때 만난 멘토분에게 여쭈어보면서 도움을 얻었어요.”
위 멘트는 필자의 ‘장기현장실습을 통한 인력채용 효과 연구’에 소개된 한 대졸자의 심층면담 내용이다. 지방 사립대 건축공학과 학생이던 이 연구참여자는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서울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장기현장실습을 수행하고 다시 학교로 복귀해 4학년을 다녔다. 그는 졸업을 한 달 앞둔 2014년 1월 자신이 장기현장실습을 수행한 회사에 ‘특채’ 되었다. 장기현장실습생 시절 성실하고 유능한 인력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1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 대졸자의 소감은 장기현장실습제도가 학생들에게 주는 편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기현장실습은 3~4학년 재학시절 대학이 기업과 학생을 매칭하여 학생의 전공에 맞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4학년의 경우 채용을 목적으로 한 장기현장실습이 주를 이루지만, 3학년의 경우 전공능력 및 비전공능력 향상, 진로탐색 등을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경험학습’ 원리로 전공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향상
위 대졸자는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자신의 전공능력과 학업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다. 이는 ‘경험학습’의 원리 때문이다.
Kolb and Fry(1975)의 경험학습 사이클은 장기현장실습과 교실 교육의 관계를 잘 설명해 준다. 경험 학습 사이클(Experiential Learning)은 1) 구체적 경험 2) 관찰 및 반성 3) 추상적 사고 형성 4) 새로운 상황의 검증 등 네 개의 요소로 구성된다.
| 경험학습 사이클 |
구체적인 경험은 학습기간 동안의 실제적인 활동이나 과업을 의미한다. 관찰과 반성 기간 동안 개인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발생한 것들을 자신에게 반영한다. 이 기간을 거친 후에 개인은 경험에서 얻는 아이디어를 개념화하고 형상화하는 학습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은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후에 검증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화를 시도하게 된다. 개인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할 때 이 순환은 다시 반복됨으로써 새롭고 구체적인 경험이 형성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된다.
장기현장실습 경험을 통해 얻는 지식의 변화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이해하게 하고, 학업 영역의 지식의 폭과 깊이를 넓게 해줌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즉 장기현장실습은 고용주에 의해 주어진 과업을 수행함으로써 학습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되고, 학교로 돌아와서는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과목을 듣는다거나 새로운 멘토를 찾는 등 지속적인 학습 노력을 할 수 있게 한다.
◆“과업에 대한 기대감과 가치- 몰입과 성취 가져와”
이외에도 장기현장실습의 효과성을 설명하는 이론은 교육학에서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장기현장실습에 관한 이론적 학습 배경으로는 학생의 모티베이션 향상을 들 수 있다. 이를 설명한 모델은 Atkinson의 성취동기 모델(Model of Achievement Motivation)에서 연유한 기대-가치 모델(expectancy-value model)인데, 업무가치와 결합한 기대는 업무 몰입과 연속적인 성취를 이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Atkinson은 “기대감은 학생들이 수행하는 특별한 과업에 대한 성공(또는 실패) 가능성에 관한 믿음이며, 가치는 개인이 과업에 대한 성공이나 실패에서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장기현장실습에 적용해 본다면, 기대감의 관점에서는 학생들이 처음 이력서를 제출할 때부터 졸업을 위해 마지막 작업을 수행할 때까지, 성공을 이루거나 실패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즉 성공을 하면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믿게 되며, 실패를 하게 되면 작업장 안에서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또한 학생은 장기현장실습 전문가, 감독자, 멘토 등과 함께 있기 때문에 과업 수행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학생들은 도전감을 제공하는 업무, 업무 수행의 즐거움에 대한 신념, 목표의식을 촉진하는 업무의 중요성, 학교나 고용주의 과업에 대한 목표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자신들이 희망하는 일과 매치되는 업무를 할당받게 되면, 즐거운 도전의식을 갖고 목표 달성에 매진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연구 “장기현장실습 경험자 전문적 기술과 지식 더 뛰어나”
외국 선행연구에서는 장기현장실습(Co-op)이 대학생들의 전공능력 뿐 아니라 다양한 비전공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Fleming과 Eames(2005)는 장기현장실습 학생들이 구두 및 문서작성 능력, 대인관계 및 리더십 능력, 시간 관리, 조직적 계획 수립 능력, 팀워크, 자신감, 직업적 관계 수립과 같은 업무 능력, 실제적이고 기술적인 능력에 걸친 반성적 사고, 비판적 분석, 문제해결, 조사능력과 같은 학업적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했다.
Wilson(1989)은 장기현장실습이 학생들에게 주는 편익을 (1) 실질적인 경력목표의 설정과 명확화, (2) 졸업에 대한 신념, (3) 학업적 성취(부분적으로 학업과 작업장의 요구를 결합함으로써 동기부여된 덕택으로), (4) 자신감, 일에 대한 지식, 경력 기대, 경력과 직무 탐색 능력에 관한 정보력 향상, (5) 높은 초봉의 발생 등으로 요약하고 있다.
Friel(1995)는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들의 감독자 69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장기현장실습 학생들은 장기현장실습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욱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강하며, 프로젝트 관리를 더 잘하고, 기술적인 지식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Wilson and Lyons(1961)은 장기현장실습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경력목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경력목표를 명확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경력 선택을 시작하는데 더 많은 준비감을 느꼈다고 한다.
선행연구들은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들의 지식과 기술이 장기현장실습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높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학교에서의 전공 교육을 실제 기업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게 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경험에 대한 감독자의 피드백과 관리를 받음에 따라, 자신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이를 보완할 수 있고 보다 더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현장실습 학생들은 경력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하며, 대인관계나 의사소통능력, 협동심, 자율성, 자신감 등 소위 비전공능력과 심리적인 측면도 향상된다는 게 외국 선행연구의 내용이다.
필자의 장기현장실습제 관련 연구결과에서도 외국의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국내 4개 대학에서 장기현장실습을 경험하고 취업한 대졸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조사 결과 ‘장기현장실습을 통한 전공능력 향상’에 관한 연구참여자들의 심층면담 내용을 NVivo10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전공 및 실무능력 향상’(45.7%),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 동기부여’(34.3%), ‘심리적 도움’(11.4%), ‘학습능력 향상’(8.6%)으로 범주화 되었다. ‘장기현장실습을 통한 비전공능력 향상’에 관한 분석 결과는 ‘문제해결능력 향상’(27.5%), ‘조직성과 중요성 체험’(20.0%), ‘커뮤니케이션 능력 배양’(17.5%), ‘조직생활 기본예절 강화’(12.5%), ‘대인관계능력 강화’(12.5%), ‘고객서비스능력 향상’(10.0%)등 다양한 형태로 범주화 되었다.
◆국내 질적연구 결과도 외국 선행연구와 일치
아래는 ‘전공능력 향상’ 및 ‘비전공능력 향상’에 관한 연구참여자들의 심층면담 내용 중 일부이다.
(전공능력 향상)
“전공능력이 상당히 많이 향상 되었어요. 자바프로그램을 구현해야 되었는데, 대학에서는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학업을 소홀히 해서 제대로 다뤄 보지를 못했어요. 그런 기본능력이 없었는데 몇 개월 기간 동안 모든 것을 모두 확실하게 배우게 돼서 지금은 대학교 4학년 컴퓨터공학과 재학생들보다 더 잘하는 수준에 오른 거 같았어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 동기부여)
“학교에서는 제 전공인 제품 디자인과 다른 세부 전공도 다루었지만 수박 겉핥기식이었죠. 하지만 회사에서는 웹디자인만 깊이 있게 몰입하며 다루니까 전반적으로 스킬이 높아진 거 같아요. 시간을 많이 투자하다보니까요. 제품 디자인도 제 3자의 눈으로 보게 되면서 여러 전공이 다 같이 상승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문제해결능력 향상)
"소프트웨어 운영 시스템이 있는데요. 사람이 직접 보고 파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효율적으로 바꿔보기 위해 엑셀에다가 함수 값을 이용해서 엑셀 파일만 보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했어요. 노동력을 20분에서 3분 정도로 줄이게 됐죠. 또 육안으로 파악하면 오류가 생길 수가 없는데, 엑셀 프로그램으로 하니까 오류가 없어지게 됐죠. 조금 간단한 원리이긴 해도 업무에 매진하다보니까, 이런 성과가 있었던 거 같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
“한 달에 한번 씩 과제를 수행해 발표를 했는데요. 회사에서 이슈가 되는 연월차 문제를 준비할 때는 정말 심혈을 기울여 했어요. 담당자들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조사하면서요. 회사의 개선점까지도 발표를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인사업무를 하시는 선배님은 자신이 10년간 업무를 하면서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을 제가 신선한 시각으로 파악한 점을 인정을 해주셨어요. 제 자료를 모든 인사팀 분들이 공유하게 되어서 매우 뿌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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