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취업으로 통한다
전국 전문여대 취업률 2년 연속 1위 경인여대 류화선 총장 인터뷰
경인여자대학교(총장 류화선)가 취업명문여대로 급속히 자리 잡고 있다. 불과 3년전 만해도 수도권 43개 대학 취업률 순위에서 30위권에서 맴돌았지만 지금은 10위권 대학으로 발돋움 했다. 보건·간호 등 특수계열 전문대학을 제외하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 비결을 류화선 총장에게 들어본다.
| 류화선 경인여대 총장 |
■ 경인여자대학교는 어떤 대학인가.
참 좋은 학교다. 우선 취업률이 좋다. 전국의 여자대학교 중 일등이다. 최근 2,3년 입시경쟁률도 수시·정시할 것 없이 평균 10대1은 넘는다. 신입생들의 내신이나 수능 등급도 매년 올라가고 있다. 2,3년제 전문대학을 벗어나 일반학사과정도 개설하고 있는 대학이다. 간호학과의 경우 4년제로 승격했으니 사실상의 종합대학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런저런 자랑거리가 많지만 경인여대는 한마디로 ‘똑뛰따 대학’이다. 똑똑한 학생이 배우고, 뛰어난 교수가 가르치고, 따뜻한 학교가 품어주는 ‘취업 명문대’다.
■ 경인여대에 붙어 있는 Believe in ZERO는 무슨 뜻인가?
Believe in ZERO는 원래 유니세프의 슬로건이다. ‘굶주리고 교육을 못 받는 아이들이 0(零)이 되리라 믿는다’는 뜻이다. 경인여대의 Believe in ZERO도 마찬가지다. ‘취업을 못하는 학생이 제로(ZERO)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슬로건이다.
■ 未취업생 제로라는 뜻인데 가능한 목표인가?
가능 여부를 떠나 경인여대 구성원 모두가 그렇게 믿고 힘을 합쳐 학생 취업지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Believe에 ‘in’이 붙어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n’이 붙었으니 그냥 믿는게 아니다. 신앙처럼 믿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경인여대생 품귀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영(ZERO)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60~70년대의 일로 기억되는데, 취업시장에서 서울여상 졸업생들에 대한 품귀현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은행 기업 등 현장에서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인여대생 품귀현상,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0의 가치다.
■ 실제 취업률은 어떤가.
아주 좋다. 경인여대 취업률은 3년 전만 해도 43개 수도권대학에서 30위권 내외였다. 매년 6월에 발표되는 졸업생들의 건강보험DB 등록 기준으로 보면 2011년 32위, 2012년 30위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1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간호·보건 등 특수 학과 밖에 없는 계열전문대학을 제외할 경우 경인여대는 이미 10위권에 진입해 있다. 위탁생을 제외시킨 지난해 하반기 국세DB 기준 취업률이나 간호나 보건 등 한 학과만 있는 특수계열대학을 제외한 랭킹을 보면 경인여대는 이미 5위권 대학으로 발돋움해 있다. 여자대학은 사실 취업률 면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경인여대는 남녀공학 대학과의 순위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취업명문대학이다.
■ 전국의 여자전문대학 취업률 순위는?
2년 연속 1등을 했다. 여자대학은 취업률 50%를 넘기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경인여대의 지난해 취업률은 65.8%였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Believe in ZERO를 달성하기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갈 길이 멀 뿐만 아니라 올라가야할 언덕도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올해 당면과제는 70% 고지를 점령하는 거다. 취업률 100% 학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70% 고지 점령 전망이 그렇게 어두은 것만은 아니다.
■ 취업률 100% 학과도 있는가?
I Belle헤어과 스마트미디어과 웨딩플래너과 등 소위 브랜드학과의 경우 졸업생 전원을 취업시키고 있다. 이들 학과는 해당 분야 산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는 수순이다.
■ 브랜드학과가 어떤 학과이길래 졸업생 모두가 취업할 수 있다는 말인가?
브랜드학과는 입학 때부터 졸업과 취업에 이르기까지 교육 전 과정이 산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이루어진다. 예컨대 I Belle헤어과는 세계 최고의 헤어살롱 프랜차이즈인 프랑스 자끄데상쥬와 국내브랜드인 I Belle헤어살롱의 시스템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학과다.
강의실을 실제 헤어살롱 매장과 똑같게 만들어 놓고 있다. 인테리어, 직원 유니폼, 소품, 제품 등 I Belle헤어살롱과 똑같은 환경에서 살롱 스텝과 동일한 교육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현장에서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점장들과 I Belle 본사 교육팀이 대학에 출강하여 직접 학생을 가르친다. 방학 때는 헤어살롱 매장에 가서 실습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졸업하면 I Belle에 디자이너 자격에 준해 취업을 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미디어과는 IT기업과 연계해 만든 학과이고, 웨딩플래너과는 한국웨딩플래너협회와 협약을 맺어 교육을 진행하는 브랜드학과다. 대학교육과 현장실무교육을 병행하면서 산업체 전문가와 1대1 멘토링 교육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브랜드학과는 100% 맞춤형 교육을 통해 100% 취업하는 학과라고 말할 수 있다.
■ 맞춤형 취업교육을 해외로 확장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글로벌현장학습을 통한 국제화 교육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같은 방침을 어학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현지 취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비즈니스과의 경우 매년 산동공상대에서 현지 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겨울 방학에는 관광계열이나 무역 등의 학과 학생들을 선발해 중국 심양사범대학에서 5주간 해외연수도 받게 했다. 5주의 기간 중에는 중국기업에 인턴으로 취업하는 기간도 포함돼 있다.
중국 현지기업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도 비슷한 글로벌현장학습을 하고 있다. 현장학습 또는 해외봉사로 외국에 나갔던 학생이 매년 400여명 정도 되는데 올해는 50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물론 글로벌현장학습을 위해 현지의 유명대학은 물론 산업체와도 협약도 체결해 놓고 있다.
■ 취업률 제고에 주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학교 경영의 ‘혁신동력’으로 계속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인여대 졸업생들이 좋은 직장에 많이 취업하게 되어 취업에서 성과가 나타나면,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나 재학생 충원율 등 학교의 모든 경영지표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학교는 선순환 경영구조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직업전문교육’이라는 경인여대의 교육지표 중 하나를 보더라도 취업률 제고에 올인 하는 건 당연하다. 학교의 본업, 즉 업의 본질적 측면에서 취업률 제고는 그냥 그렇고 그런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취업지도는 경인여대의 ‘핵심역량업무’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초우위목표’다.
■ 초우위목표가 무엇인가? 그리고 초우위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방안에서 여러 사람들이 갑론을박 하다가도 밖에서 ‘불이야’하는 소리가 들리면 모두가 밖으로 나가 불을 끄게 된다. 이 때 불을 끄는 게 초우위목표다. 경인여대의 교수들은 전공도 다르고 생각도 틀리고····. 뭐 이렇게 개성 있는 분들이지만 ‘취업’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모두가 달려들어야 한다는 거다. 초우위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가 꼬박꼬박 3끼 밥을 먹듯이 취업업무를 하나의 ‘광(狂)적 규율’로 삼아야 한다.
■ 초우위목표 달성을 위해 학교가 할 일도 많을텐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경인여대에서는 모든 길을 취업으로 통하고 모든 정책은 취업으로 수렴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과과정을 그렇게 개편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맞춰 개편된 NCS기반 교육에서 경인여대가 우수대학으로 선정된 것도 교과과정을 ‘취업지향형’으로 바꾼 덕분일거다. 예산도 취업예산 만큼은 성역처럼 다루고 있다.
■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책은
많이 있다. 매주 금요취업특강을 한다. TKI(Thank KyungIn) Friday for Jobs라고 이름 붙인 이 특강에는 국내 취업 전문가들이 초빙돼 직접 강사로 나선다. 취업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0월에는 매년 대규모 잡페스티벌을 연다. 교내외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1대1로 상대해 가면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용 사진 찍기와 메이크업 방법, 코디, 면접요령 등 취업에 관한 모든 것을 상담해주고 직접 실연토록 한다. 학생들이 취업전선에서 부닥치는 실전과 똑같은 경험을 시키기 위한 것이다. 취업캠프도 친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용 취업캠프도 친다. 학생들에게 취업상담을 해 주려면 교수들부터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 교수들에게 개인별 취업목표까지 부여하고 챙긴다고 들었다.
그렇다. 내 방에는 ‘교원별 취업률 현황 및 목표’라는 상황판이 걸려있다. 상황판에는 경인여대 117명의 전임교수 개개인 별로 취업목표와 진척상황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그려진다. 주간 및 매월 회의시간에서도 취업현황은 반드시 보고를 하게 돼 있다. 솔직히 말해 교수들을 독려하기도 하고 질타하기도 한다.
■ 졸업증서에 지도교수 이름까지 부기했다는데, 그것도 취업과 관련이 있나?
물론 관련이 있다. 총장 명의로 끝나는 졸업증서에 지도교수 이름을 적어놓게 한 것은 교수들이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기 위한 게 목적이다. 졸업생들의 능력과 성실성 등을 학교와 지도교수가 보증하는 말하자면 ‘교육실명제’다. 교육실명제는 학생들이 졸업한 뒤에도 교수들이 멘토가 돼 취업은 물론이고 회사생활에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기술 등 조언을 해 주라는 의미가 있다.
■ 취업에서 교육실명제까지··· 교수들이 반발하지는 않나?
교수들과 항상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을 이야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먹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이 도덕이라고 했다. 먹고 살 것이 없으면 수치도 염치도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학자 박지원도 열하일기에서 “백성들의 풍요가 전제 돼야 사람 사이에 윤리가 선다”고 말했다.
득천하영재 이교육지(得天下英才 而敎育之) ··········· 군자락야(君子樂也)라고 했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게 군자의 낙이라고 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잘 가르칠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직장을 갖게 해주고, 생업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야 말로 군자의 낙이라고 생각한다. 영재를 얻어 단순히 교육시켜 내보내는 것보다 취업까지 시켜 졸업케 한다면, 그것이 더 큰 낙이고, 더 큰 즐거움이고, 더 큰 보람이 아니겠는가? 저는 교수들과 이렇게 소통하고 있다. 소통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취업성과에 따른 보상도 하고 있다.
■ 어떤 보상책을 쓰고 있나?
예컨대 '취업성과 연동 장려금제'를 들 수 있다. 교수별로 취업 목표를 부여하고 목표 달성률,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 수도권대 동일학과의 평균 취업률과의 격차 등을 지표로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평가하여 취업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개인별 목표뿐만 아니라 학과별 목표로도 제시하고 학과별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교수별 취업실적은 교수의 업적평가나 성과평가 항목에도 포함시키고 있으니까 재임용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과 구조조정의 잣대로도 쓴다.
■취업률이 올라가면 학교경영 전반에서 선순환 구조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나?
학생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게 선순환 구조로 들어간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라 전체로 볼 때 대학에 진학하는 고교 졸업생들이 계속 줄고 있지만, 경인여대는 지난 2년간 700명의 학생이 증가했다. 제가 취임하기 전 4,300명이었던 학생수가 5,000명을 넘기게 된 것인데, 단순하게 학생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학생들의 내신 등급도 올라가고 경쟁률도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 또 취업률도 높아질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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