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부는 창단 5개월 만에 '제20회 회장배전국컬링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우승을 거머줬다. 1개월 후 '한국컬링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전문 운동부 형태로 창단된 경일대 컬링부는 4명(이재범·표정민·김은빈·최재혁)의 선수와 전문 지도자 1명(김치구 코치)으로 구성됐다.

선수들 모두 초·중등학교 때부터 컬링을 시작했다. 이들은 학창 시절부터 동료 혹은 경쟁자로 만나온 사이다.

스킵을 맡고 있는 이재범 선수는 의성 출신으로, 중학교 때부터 선수로 활동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서울체고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 졸업 후 20학번으로 강원대로 진학했으나 경일대 컬링부 창단 소식을 듣고 21학번으로 새롭게 입학했다.

이 선수는 "전문적으로 컬링 선수로 활동을 하고자 경일대 입학을 결심했다. 같은 팀에서 선수로 활동하던 정민이와 은빈이를 만나 반가웠고 고교 시절 항상 적수로 만났던 재혁이와도 같은 팀을 이뤄 기뻤다"며 "실력 있는 친구들이라 팀워크를 다져 손발을 맞추는 것이 걱정이었으나 취미와 성격, 운동 스타일 등이 비슷해 어려움 없이 잘 결속됐다"고 말했다.

컬링부에서 세컨을 맡고 있는 표정민 선수와 서드를 맡고 있는 김은빈 선수는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이다. 이들은 의성중·고등학교를 재학하며 컬링 선수로 활동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이 둘의 호흡이 팀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됐다.

표 선수는 "중·고등학교 때 경기 실적이 좋지 못했지만 경일대로 진학 후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좋은 형, 친구들과 팀을 이뤄 긴장되는 경기에서도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정부 출신인 리드 최재혁 선수는 "팀원들을 경기에서 적수로만 만났었다. 그땐 경기에서 만나기 싫었던 상대들이었지만 지금은 든든하다"며 "다른 팀원들도 나를 보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창단 6개월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주니어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은 다른 종목 스포츠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지도자의 노력과 선수들의 개인 역량도 중요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애틋한 팀워크와 경일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들 수 있다.

최재혁 선수는 "작년에 어머니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항상 응원해 주셨는데 이제는 금메달을 따거나 국가대표로 선발돼도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슬프다고 팀원에게 말한 적이 있다"며 "그때 팀원들이 다 같이 나온 사진을 찍어서 어머님 묘소에 찾아뵙자고 말해 주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눈물이 날 거 같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수 대 선수로 이어지는 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가까워진 경일대 컬링부의 결속력이 큰 성과를 몰고 온 이유 중 하나다.

굵직한 성과에는 재기 발랄한 선수들의 성격도 한몫했다. '제20회 회장배전국컬링대회' 남자 일반부로 참가해 선배 선수들 틈에서 주눅 들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펼치며 전승 우승했다. 컬링은 순간의 심리상태에 따라 결과가 급변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성격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성격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들이 충족될 수 있었던 것은 경일대의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경일대는 지난 3월 의성군과 컬링 인재 육성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선수들은 의성컬링센터에서 훈련 중이며 훈련에 필요한 여러 편의를 지원받고 있다. 또한 훈련에 필요한 모든 부대 비용을 학교에서 부담해 학생 및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고 있다.

김치구 코치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다"며 "과거에 비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환경도 많이 개선된 지금,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임해 준다면 앞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일대 컬링부는 지난달 한국컬링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해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내년 1월 핀란드에서 열릴 세계주니어컬링대회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