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추석' 보내는 사람들…왜?

"졸업 후 계속 취업준비를 하는 데 여념이 없어요. 셀 수 없이 많은 입사지원서를 냈는데 아마 추석이 껴 있어서 그런지 연락 오는 곳은 없네요. 그렇다고 명절을 여유롭게 즐기기엔 걱정이 너무 많아서…."

 

평소 잘 보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대명절 '추석'. 풍요로움이 가득해야 할 이때도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번 추석은 대체휴일 시행으로 5일간의 긴 연휴가 생겼다. 하지만 취업과 혼인 등 문제에 당면한 이들은 맘 편히 명절연휴를 즐길 수 없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김모(24·여)씨는 졸업하자마자 하반기 채용을 뚫느라 정신이 없다. 대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견·중소기업까지 입사 지원한 곳은 30군데가 넘는다.

 

그는 "추석 때도 어김없이 취업준비를 할 것"이라며 "오히려 집에 혼자 있게 돼 집중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이미 큰집으로 내려가 명절을 보내고 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 중인 조모(26)씨 또한 이번 추석연휴 동안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고 있다고. 조씨는 "내년 상반기 공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기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과는 달리 '나 홀로 추석'을 보내고 있는 사회초년생도 있다.

 

올해 초 취업에 성공한 최모(25·여)씨는 이번 추석을 혼자 보내기로 했다. 친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것이 최씨에겐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취업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또래의 다른 친척과 비교를 당하는 일이 싫어서 안 갔어요. 저희 가족은 명절이 아니어도 꾸준히 가족모임을 하는데 갈 때마다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 모아둔 돈은 얼마인지 물으셨죠. 금융업에 취업한 다른 친척과 비교를 당하기도 했는데 이번 추석 때도 그 이야길 듣는다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혼기를 놓친 노처녀·노총각들도 홀로 추석을 보내는 이들에서 빠질 수 없다. 가구업에 종사하고 있는 공모(40·여)씨는 이번 추석에도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엔 오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약 3년여간 명절을 피해 본가를 찾고 있는데, 이유는 단연 '혼인'에 대한 부담이 커서다. 혼기를 놓쳐도 너무 놓친 그는 결혼에 대한 강박관념이 없지만, 가족들은 그에게 혼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나 개인적인 이유로 추석을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은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즐겨야하는 것으로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시간, 명절에 대한 부담 및 스트레스는 접어버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로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