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은 임진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역량과 관심을 집중했던 부분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중기청은 투자 중심의 창업 초기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해 엔젤투자시 소득공제 비율을 지난해 말까지 30%(기존 20%)로 확대했다. 또 약 8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조성했다.

2011년 11월 문을 연 ‘엔젤투자지원센터’를 통해서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엔젤투자자와 엔젤클럽을 등록해 육성 중이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엔젤투자자는 1868명을 넘었고 49개의 엔젤클럽이 결성·등록됐다.

서 국장은 “‘한 번 실패’가 ‘인생의 실패’로 귀결되지 않도록 창업 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을 완화하고 신속한 재도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올해부터 상환금 부담을 일부 또는 전면 감면해 주는 ‘융자상환금조정형 청년창업자금’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연대보증제도도 대폭 개선했다. 개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법인사업자의 경우 실제 경영자만 보증을 서도록 한 것이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 방송돼 큰 화제를 모은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중기청의 스타 상품이 됐다. 2011년 3월 경기도 안산시 중소기업연구원에 개교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1기 졸업생 212명 전원이 창업에 성공했다. 또 이를 통해 61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지적재산권 출원건수는 368건, 매출 191억원, 국제대회수상 43건 등의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3월에는 광주·경산·창원연수원 등 중소기업진흥공단 3개 지방연수원을 리모델링해 거점 지역별로 ‘지방 창업사관학교’가 문을 열었다. 현재 총 230명의 예비청년창업자가 교육, 공간, 자금 등을 지원받으며 ‘성공 창업’을 위해 집중 훈련 중이다.

서 국장은 “올해부터는 민간의 창업선도대학 가운데 우수 기관을 선발, 청년창업사관학교식 모델로 전환하는 등 민간으로 확산할 계획”이라며 “청년창업가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입교보다 졸업이 더 어려운 시스템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서 국장과의 일문일답.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성공하겠다는 뜻을 세우더라도,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손에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다양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창업 준비 초기부터 ‘준비된 청년CEO’로 거듭날 수 있게끔 힘써 돕고 있다. 우선 창업 준비 단계에서는 전국 59개 대학에 개설된 창업 강좌와 스타 CEO 등이 강의하는 ‘YES 리더스 특강’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 또 전국 대학을 순회하며 35회 정도 열리는 ‘청년창업 한마당 투어’에 참석해 선배창업가의 조언과 생생한 경험을 듣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아직 창업으로 바로 시작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은 ‘실전창업리그 슈퍼스타V’ 등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아이템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창업 실행 단계에서는 전국 18개의 창업선도대학과 49개의 예비창업자 육성기관을 찾아가 보육·창업활동비 지원 등을 문의해볼 것. 특히 이 모든 과정을 사관학교식으로 1년간 입소해 사업계획 수립부터 창업실행까지 모두 한 번에 지원받고자 하는 사람은 안산에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가적 과제인 창업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창업 못지않게 실패 기업인의 원활한 재기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융자위주의 금융거래시스템에 따른 과도한 연대보증, 사업실패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재기가 곤란했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2010년부터 실패 기업인의 재기 지원을 위해 다양한 지원시책을 마련하는 등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창업을 준비하는 실패 기업인에게 신용회복과 동시에 1억~1억5000만원 정도의 재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부터 개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연대보증폐지, 법인은 실제 경영자만 입보하도록 연대보증제도를 개선했다. 향후에는 연대보증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휘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중심 지원시스템 구축 및 사회적 인식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실패 기업인의 특성상 심리치유 및 안정이 재기의 선결 요소로 보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재기중소기업개발원 등을 통해 실패 기업인에 대한 재기 교육 및 재창업 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 과거는 정부가 ‘공정한 심판’보다는 공공기관을 통해 ‘선수’의 역할까지 수행해 왔다. 그러다 보니 건전한 시장질서 형성에 소홀해지고 벤처 기업인의 도덕적 해이, 무분별한 투자를 불러와 결국은 벤처시장이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또 준비되지 않은 벤처창업은 경계해야 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아이디어와 기술 없이 유행 따라 하는 창업, 충분한 준비 없는 창업, 사업모델 없는 창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또 요행히 잠깐 성공한다 해도 더 큰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묻지마 투자식’의 무분별한 벤처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과거에는 벤처의 기술력이나 사업성 보다는 닷컴 기업 등 외형에 치중한 투자가 많았고 종합적인 멘토링 없이 수익을 노린 단순한 자금지원에 한정됐었다. 향후 벤처 정책방향은 민간 중심의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과거를 거울삼아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민간이 할 수 없는 인프라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엔젤투자와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기업도 상품과 같이 사고 팔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취업이 안 돼 창업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있으면 말리고 싶다. 오히려 잘 것 다 자고, 놀 것 다 놀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려면 창업보다는 취업을 권한다. ‘창업하면 나의 삶을 살고, 취업하면 남의 삶을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남다른 의지가 필요하다. 특히 청년창업가는 젊기 때문에 설령 실패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 때문에 꿈과 의지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이를 위해 학창시절부터 자기가 도전하는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져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또 관련분야에서 아르바이틀 하거나 취업해서 충분한 경험을 쌓는 것도 필수다. 창업은 모험보다는 경험이 더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