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멘탈붕괴 방지 위원회(멘방위)’가 나섰다. 이들은 학교폭력, 왕따, 학업 스트레스로 ‘멘붕’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또 재개발이 성사되지 못해 아픔을 겪는 명륜4가 주민을 위해 ‘SCB’는 유휴지와 문화자원을 활용해 자신의 터전을 특화지구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허브팝(hub POP)’은 영세 카페를 살리기 위해 인적자원 네트워크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낮 시간에는 예술대생의 연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유자원의 개념을 도입했다. 노인의 행복을 찾아드리고자 ‘신비’는 어르신과 함께하는 동행 서비스를 착안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과정을 수료한 팀들이다. 서울시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은 지난해 ‘창조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서울크리에이티브랩(SCL) 설치·운영 △창조아카데미 운영 △캠퍼스 CEO 육성 △모바일산업 선도 창조인력 양성 △기술지주회사 사업화 지원 등 총 5개의 사업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연간 총 91억원을 지원해 3000명의 창조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과정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팀을 이뤄 도시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SCL에서 운영하는 첫 번째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문경일 SBA 지식산업본부 창조산업팀장은 “서울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함으로써 도시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창조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이 같은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며 “현재 2기까지 교육을 진행했고 총 69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과정은 지역사회에 대한 현안을 이해하고 조사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다. △미래전망 △창의성 계발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적사고 △리서치 등 크게 4개 영역에 대해 워크숍, 현장탐방을 포함한 15주 간의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또 서울의 도시사회 문제에 대한 연구주제를 도출해 팀을 구성하고 지역조사 협력기관(서울커뮤니티랩)과 연계한 지역 현장 조사·분석을 포함해 문제 해결형 과제를 수행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발표함으로써 도시사회 문제를 자각하고 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조병완 SCL 소장(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은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과정의 지역은 행정구역상의 구획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지역 개념을 구나 동만이 아닌 홍대, 강남권 등 시민활동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소규모 지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지역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라며 “창의적 사고와 더불어 지역 현장에 뛰어들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들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CL은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과정과 함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서울 미래 아젠다 설정 △서울 꼴라주 프로그램 △서울크리에이티브포럼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미래 아젠다 설정은 근미래(5~10년 후)를 중심으로 트렌드 분석, 전문가 인터뷰와 함께 삶에 질과 관련해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설정된 아젠다는 교육과 연구 방향 및 서울크리에이티브포럼 주제 등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전문기관들과의 교류협력을 통한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운영을 위해 인재양성, 커뮤니티 솔루션 제시, 우수성과의 공유·확산 등을 위해 서울 꼴라주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해 운영하고 있는 기관을 서울커뮤니티랩으로 지정했다.

서울크리에이티브랩(SCL) 전문가, 기업, 연구소, 시민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오픈 플랫폼 형태의 연구소다. 창조성과 분야 간 융합을 바탕으로 도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과 직업군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창조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7월 서울 은평구 사회혁신파트(구 질병관리본부)에 총 745.27m² 규모로 공간이 마련됐다. 강의, 세미나, 워크숍, 포럼, 전시사영 등이 가능하며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문경일 팀장은 “SCL은 다목적홀, 강의실, 프로젝트실, 카페, 북스테이지, 사무실 등의 시설을 갖췄다”며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가변적인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