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농구리그라고 하면 프로농구리그나 대학농구리그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프로농구 선수의 열정을 가진 수많은 농구 동호회와 모임들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들이 존재하며, 그 속에서 농구실력에 따라 편중된 승부가 벌어지기도 한다.

RNT Basketball League(RNT는 한글 자판으로 ‘굿’이라는 글자를 나타내는 말로 영어의 약자가 아니다.)는 2013년 6월 창설된 후 현재 서울에서 15개의 농구 팀이 참여하고 있는 생활 체육인들을 위한 농구 리그다. 하지만 RNT Basketball League는 다른 리그들과 차별적인 농구 리그라 할 수 있다. 다른 농구리그들이 상위권 팀 위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RNT Basketball League는 하위권, 중하위권 팀을 대상으로 한 리그이기 때문이다.

리그의 창단자인 김기웅씨가 속해 있는 대표팀 또한 하위권에 속한 팀으로 리그 우승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한다. 그를 만나 RNT basketball League의 창단이유와 운영 등에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자신들만의 농구리그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적 농구선수가 꿈이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한이 돼 농구 팀을 만들었다. 농구 팀을 만들어 친선 경기만 다니던 중 동기부여가 부족해 가끔 회의감을 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농구리그를 개최해보자고 생각했다. 2010년에 자율리그를 개최했다가 참여도 부족으로 실패한 후 군 시절 엄청나게 숙고해 계획을 세우고 나와 제대 후 3개월 후인 2013년 6월 RNT Basketball League를 창설했다.

◆농구리그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나?(타 농구리그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생활체육농구는 타 스포츠와는 달리 실력 별로 레벨이 분리돼 있지 않아 늘 성적이 잘나오는 팀들만 잘나온다. 특히 선수 출신이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우리 리그는 대회에 출전을 하기 두려워하는 하위권, 중하위권 팀을 대상으로 해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RBL은 Season2가 진행되고 있으며 8개 팀이 참여하고 있는 Blue-Star League(토요 리그), 7개팀이 참여하고 있는 Red-Star League(일요 리그)로 구성돼있다. 6개월로 구성돼있고 정규리그는 5개월간 2~3주 간격으로 모든 팀이 풀리그를 2Round씩 진행해 상위 4개 팀은 4강 플레이오프, 5~6위는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Season1에서는 상위 4개 팀만 플레이오프를 진행했는데 3, 4위전보다는 5, 6위를 더 배려하고자 룰을 변경했다.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들에게는 위로 차 농구공이 지급된다. 모든 룰은 프로선수의 느낌을 받기 위해 KBL과 비슷하게 가려고 하며 세부사항은 팀 사정에 맞게 조정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참가단위가 개인이어서 이 개인들이 모여 리그를 구성한 뒤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RBFL(R2M basketball Friendship League)이라는 리그도 하나 새로 창설했다. 본 리그는 참가 단위가 개인으로, 개인이 참여해 실제 선수처럼 드래프트를 하고 구단주가 지명해 리그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2014 Season에서는 3팀, 45명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자체리그는 1년 단위로 매주 2경기씩 치르고 있다. 농구 선수가 아니다 보니 결원도 발생할 것을 대비해 분기마다 신입 선수들을 선발하는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모든 영상과 상세 기록 등이 제공돼 더욱 더 선수가 된 느낌을 받도록 하고 있다. 저희 리그에서도 프로 선수들처럼 3팀에서 대표팀을 구성, 위에서 언급한 타 팀과 치르는 리그에 참가해 한 번씩 능력을 점검하고 실력을 쌓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비록 저희 모임은 실력이 최하급 수준이어서 다른 팀과의 경기도 26경기 만에 1승을 거둘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고 지난 시즌에는 전패로 꼴찌에 이번 시즌에도 전패로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거듭된 발전을 통해 현재는 5승까지 거뒀다.

◆올해 농구리그 운영계획은?

RBL의 계획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정규리그가 진행되고 7월 한 달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중간에 올스타전과 3:3대회, 토너먼트 컵 대회를 더불어 개최하려고 한다. RBFL은 늘 자체리그를 하고 매년 6월에는 팀 창단 기념행사를 12월에는 망년회를 한다. 그리고 방학에는 팀 MT도 계획 중이다.

◆농구리그의 홍보나 소개는 주로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있나?

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홍보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오프라인으로는 개인적으로 아는 모든 팀에게 연락을 돌렸고 온라인으로는 농구로 유명한 카페에 접속해 홍보했다.

◆농구 경기를 위한 협찬도 필요할 것 같은데?

스타터즈 리그라는 곳에서 전문 심판과 경기 운영에 관련된 인력을 지원받고 있고, 그쪽 리그 운영자님의 도움으로 Khans라는 기능성 스포츠웨어업체와 Hoopers라는 유니폼 제작 전문업체가 도움을 주고 있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농구리그를 만들면서 힘들었던 점은?

요즘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체육관 확보다. 최근 농구를 할 수 있는 체육관은 점점 줄어들고 체육관에서 농구를 원하는 팀들은 늘어나다 보니 체육관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체육관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무작정 계약하기도 힘들어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사항이다.

◆반대로 보람을 느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시즌 1, 2를 진행하는 순간마다 모든 팀들이 배려해주시는 덕분에 매 순간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중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RBL Season1 결승전이었다. 우리는 4강전에서 내 실수로 인해 탈락해 3, 4위전을 치렀지만, 결승전이 끝나고 시상식에서 우승팀과 준우승 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과 내게 추억을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다.

RBFL에서는 대표팀(Rookie To MVP)이 창단 첫 승을 거둔 2013년 11월 18일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상대는 머니투데이 농구동호회였다. 우리 팀은 창단하고 25번의 경기에서 연속으로 내리 졌다. 한때는 70점차 패배도 당해봤고 한 경기에 110점이 넘는 실점도 한 적이 있었다. 또한 1승의 문턱에서 결승골을 허용, 아쉽게 패배한 경험도 있다. 이런 창단 후 6개월 동안의 시련을 이겨내고 머니투데이와의 교류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1:39 한 골 차이로 역전승하고 환호했던 이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언제 한 번 또 초청해 주신다면 열정과 매너로 보답하겠다.

◆앞으로 팀이 늘어나면서 잘하는 팀이 독식하는 분위기가 된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참가하는 팀들이 중하위권, 하위권 팀들이라도 그 사이에서 격차는 심하기도 하다. 따라서 그 고민은 현재에도 적용이 된다. 해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방법은 선수 출신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선수 출신의 출전 시간을 제한해 선수출신을 1명 보유 시 2쿼터, 2명 보유 시 2명 합쳐서 3쿼터 출전으로 제한을 둬 격차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결국은 실력 차는 팀 별로 나게 되어 있기에 다음 시즌부터는 실력 별로 리그를 세분화해 운영하려고 한다. 2~3년 후에는 축구 리그처럼 3~4개의 수준별 리그가 요일마다 생겨서 승강제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농구팀에 들어오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농구 팀에 가장 들어오기 망설이는 이유가 너무 못해서 민폐가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시내만 하더라도 수많은 농구 동호회가 존재한다. 농구 동호회의 수준은 팀마다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자신의 실력에 맞는 농구 동호회를 들어간다면 누구나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다. 단 5명이 한 팀이 되어 하는 농구인데 개인플레이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면 팀에서 좋아하진 않을 듯하다. 그런 분들은 1:1 리그를 창설해 보는 것도 좋겠다. 두려움을 갖지 말고 게스트 참석을 통해 1회 운동을 먼저 해보고 팀 활동을 계속 할 것인지 선택해도 늦지 않다.

현재 그는 여성농구팀 창단 준비를 위한 팀원 모집 중이라고 한다. 여성 선수출신 2명을 주축으로 농구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배우며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실력이 부족해 혹여 팀에 피해를 끼칠까 가입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열정과 매너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망설이지 말고 동호회에 가입해 생활농구계의 ‘마이클 조던’이 될 수 있도록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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