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5세인 김희수 박사는 지난 2017년 현역 최고령 총장으로 활동하는 건양대 총장을 사임한 이후 명예총장에 추대됐다. 지금까지 교육자이자 의료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 박사는 공적인 일에 삶을 바쳐 성공을 이룬 보람과 기쁨은 컸지만 삶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90살이 넘은 나이에 문학, 역사학, 철학과 심리학, 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서예, 그림 등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직접 그린 그림을 넣은 새해 맞이 이메일 연하장을 건양교육재단 구성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작년에는 한국서예협회 대전시지회 주최의 '제28회 대전시전국서예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발간한 '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는 삶을 반추하면서 적어 놓은 글과 직접 그린 소박한 그림을 함께 묶은 인생 어록집이다.

이 책에는 무심한 듯한 연필화부터 채색화, 수묵담채화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김희수 박사의 연륜이 묻어나는 그림과 틈틈이 작성한 글이 함께 실렸다.

김 박사는 책에서 "아흔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다는 건, 아흔다섯 번의 삶을 사는 것과 같구나"라는 글귀를 통해 늙음과 죽음은 퇴보의 과정이 아니며,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사는 '현역'이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김희수 박사는 "구순을 넘은 인생의 선배로서 한평생 신념을 갖고 해온 일들과 그 속에서 발견한 지혜가 많은 이에게 희망의 조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2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희수 박사는 공주고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을 거쳐 연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 서울 영등포 김안과병원을 개원해 현재 동아시아 최대 안과전문병원으로 성장시켰다. 80년과 83년 건양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설립하며 육영사업에 뛰어들었으며 1991년에는 건양대를 설립했다. 1994년 건양대 의과대학을 유치하고 2000년에는 건양대학교병원을 개원했다.

2012년에는 건양사이버대학교를 설립했으며 현재 건양교육재단은 건양대, 건양대학교병원, 건양사이버대, 건양중고등학교, 건양유치원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다.

김희수 박사는 2001년부터 대학의 총장으로 직접 건양대를 이끌며 6년 연속 보건의료 국가시험에서 전국수석 배출, 산업연계활성화 선도대학(PRIME),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지방대특성화(CK-1) 등 교육부 4대 사업에 모두 선정, 2014년 교육부 선정 전국 4년제 대학 '다'그룹(졸업생 1000~2000명) 대학 취업률 1위(74.5%) 달성 등 대학의 성장을 이끌었다.

50년 이상 안과 의사로 국민 보건 향상에 힘쓰는 한편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학병원을 설립해 교육자로 길을 걸어온 김 박사는 2007년 대한민국 의료 및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등급의 훈장인 무궁화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