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방=애널리스트] “6시30분 일과 시작…분석, 보고 눈코뜰새 없죠”

증권가에서 가장 비싼 연봉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는 소속 증권사의 얼굴이다. 하지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증권시장에서 애널리스트의 삶은 고단하다. 늘 분주하게 움직여야 살 수 있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증권가이기 때문. 기자는 늘 투자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애널리스트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07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현재 리서치 센터에서 계량분석 애널리스트(Quantitative Analyst)로 근무를 하고 있는 양현민(30) 애널리스트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만났다.


티몬크기_신한투자 건물2
국내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애널리스트는 흔히 기업과 매크로 두 파트로 분류된다. 기업 파트의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는 담당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분석하며, 그 산업 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현황 및 전망을 분석해 적정주가나 목표주가를 산정하고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일을 담당한다. 산업섹터는 반도체, 전기전자, 통신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운송, 조선, 건설건자재, 화학정유 분야 등으로 나뉜다.


보통 한명의 애널리스트가 하나의 산업섹터를 담당하는데 교육, 패션, 농업, 증권 등 중소규모 산업의 경우 한명의 애널리스트가 여러 산업을 담당하기도 한다. 일반인이 흔히 떠올리는 애널리스트가 바로 기업 파트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다.


매크로 파트는 국내외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경기를 전망하며 투자전략을 기획하는 이코노미스트(Economist)와 주가지수, 각종 경제지표, 그래프 분석, 기업주가의 기술적 분석 등으로 시황 진단 및 전망을 주로 하는 차티스트(Chartist), 계량분석 및 파생상품을 이용한 새 상품의 기획 등을 담당하는 계량분석 애널리스트(Quantitative Analyst) 등이 있다. 즉, 기업 애널리스트가 담당하지 않는 나머지를 담당한다.


기업 파트가 매크로 파트보다 수요가 더 많기에 기업분석 애널리스트가 매크로 애널리스트보다 더 많다. 양현민 씨는 매크로 파트의 계량분석 애널리스트다.


◇애널리스트도 영업사원?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업무는 바로 리포트 작성, 콜, 기업탐방 3가지로 요약을 할 수 있다. 자신이 소속된 분야와 관련된 리포트를 작성해 증권사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기관이나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 자신의 리포트 자료를 소개하며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것을 콜이라고 한다.


양 애널리스트는 “보통 사람들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분석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자신이 분석한 기업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여 영업을 하는 것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일과다. 기업탐방은 자신이 담당한 섹터에 속한 기업을 직접 방문해 성장가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기관이나 펀드매니저의 요청이 있으면 NDR(Non-Deal Roadshow, 기업설명회)을 가기도 한다. 최근엔 해외투자가 많아져 해외법인의 요청이 있으면 해외 NDR도 간다”고 전했다.


티몬크기_양 애널리스트
많은 사람들은 리포트 작성과 발표로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하지만, 영업 역시 애널리스트의 중요업무다. 애널리스트의 실적은 바로 주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참고해 펀드매니저들이 주문을 하면 애널리스트의 실적은 올라간다. 이렇기에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치열한 영업을 하는 것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현재 60여개가 넘는 증권사에서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기에 애널리스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흔히들 강자를 甲, 약자를 乙로 칭하며 이들의 관계를 甲-乙관계라고 하는데 애널리스트는 乙보다 두 단계 아래인 丁의 위치에 있다는 것이 바로 현업에 종사하는 애널리스트들의 하소연이다. 기업 눈치도 봐야 하고, 동종 섹터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또 기관 매니저들을 상대로 콜도 해야 하고 NDR도 나가야 하기에 항상 바쁜 생활을 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삶”이라고 밝혔다.


2011년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정회원으로 등록된 증권사는 총 62개사다. 리서치센터는 증권사의 핵심이기에 모든 증권사에서 보유하고 있다. 즉 펀드매니저는 62개의 증권사에서 입맛대로 자료를 받아 볼 수 있지만 애널리스트는 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와의 차별화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남들보다 이른 출근…주6일 근무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회의는 아침 7시30분에 시작해 8시에 끝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의준비를 위해 7시에 출근을 한다. 회의내용은 새벽 해외시장과 전일 국내시장의 주요사항을 확인하는 것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한명이 전날 시장의 주요사항을 정리해 발표한다. 당일 발표되는 리포트 자료가 있으면 해당 자료를 작성한 연구원이 나와서 발표를 해야 하니, 해당 발표자는 보통 6시30분에 출근해 내용물 프린트 등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LG화학에 관한 기업분석 리포트가 오늘 발표된다면, 아침 회의에서 이 리포트를 작성한 애널리스트가 리포트의 내용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것이다. 운용부서와 영업부서에서도 회의에 참석해 리포트가 만족스러우면 해당 리포트를 가지고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는 다른 직장인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해 회의가 끝난 8시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기업 애널리스트들은 기관이나 자산운용사의 매니저에게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의 담당 기업들에 관한 리포트 자료를 소개하며 질의응답을 한다. 장중에는 주로 자리를 지키며, 기업코멘트나 매니저들의 질문에 대답한다. 장을 마친 후에는 거래내용을 점검하고 증시현황 및 경제동향 파악, 고객관리, 리포트 작성, 기업탐방 등의 일을 하며 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관을 방문해 리포트를 발표하기도 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일과다.


그는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8시부터 업무가 시작된다. 하지만 주간에 NDR이나 기업탐방을 할 경우에는 새벽에 출근해 리포트 작성 등의 기본 업무를 마친 후 오전에 기업을 방문하고 퇴근하는 등 생활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의 퇴근시간은 불규칙하다. 특히 잘못된 분석으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 속에 생활한다. 주말 출근도 잦다. 실질적으로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높은 연봉을 받는 유명한 애널리스트들은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만큼 업무강도가 세다. 애널리스트가 되면 개인생활이 힘들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힘든 애널리스트 생활이지만 항상 시황을 공부하고 주식과 세계시장의 이야기를 주로 하다 보니 남들보다 한발 앞서 경기를 예측해 나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다. 또한 시니어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탐방하고 분석하는 등 자기가 주체가 되어 일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힘들게 일한 만큼 높은 임금을 받는 것도 애널리스트의 매력이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능력 중심의 채용


수시모집(계약직)과 공채 중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수시모집으로 채용된다. 기업 섹터의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계약직이다.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계약직인 경우에는 신분이 자유롭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높은 연봉과 더 좋은 환경을 가진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공채의 경우 기업 파트가 아닌 매크로 파트로 주로 근무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 파트의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수시모집을 노려야 한다. 계약직은 고용이 불안정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높은 연봉으로 재계약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애널리스트는 전문지식이 많이 필요해 석?박사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수시모집 RA의 경우 학사출신이 많다. 수시모집으로 채용되는 RA의 경우 시니어 애널리스트를 보조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시니어의 의견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시니어가 젊은 경우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석?박사 출신의 지원자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경력직의 경우 해당 기업에서 일한 사람들이 우대받는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에서 근무해 IT산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하이닉스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채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애널리스트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등록이 필수다. 신규 등록을 하는 방법으로는 몇 가지가 있다. 1년 이상 증권사 RA(리서치 보조) 또는 2년 이상 금융 유관기관에서 조사 분석을 담당했거나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경력이 없다면 RA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


◇능숙한 영어 능력 필수…중국어도 공부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이해, 통계, 오피스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능숙한 영어 구사는 필수다. 해외법인과 해외기관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가 자주 개최되며, 리서치 자료를 영어로 작성해야 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중국기관을 대상으로 콜을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경제전반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증권관련 수치자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수리능력과 통계학적 분석력도 요구된다. 업무를 하는 데 엑셀을 주로 사용하고 리포트 발표를 위해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일이 많다.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능숙히 다룰 수 있다면 실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의 세계는 철저한 경쟁사회이기에 자기가치를 높이기 위한 끝없는 투자는 필수다. 실제로 양 애널리스트는 주6일의 근무 속에서도 중국어와 영어회화학원을 다니며 외국어 실력을 기르고 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세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월스트리트 몽키(애널리스트), 라이언스 포커(IB)를 읽어 보길 바란다. 두권 모두 미국 월가의 이야기이지만 한국과 유사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He is~


양현민(30) / 2007년 12월 입사 /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책임연구원 /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졸업